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거취 표명은 운전기사와 임직원에게 폭언,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취지의 발언이 공개된 지 열흘 만이다.
권 회장은 30일 열린 금융투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열린 이사회에서 거취에 대한 가감없는 토론이 이어졌고 이사회는 협회가 금투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질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가 소집됐고, 협회장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이사회는 금투협 회장과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 등 총 12명이 구성돼 있다.
권 회장은 이어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로부터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다. 경영 공백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있고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이 순간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이라는 협회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남은 임기까지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회장의 임기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권 회장은 연내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권 회장은 “협회내에서 갑질로 지적될 수 있는 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내 1차 안을 만들어 보고하겠다”면서 “운전기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근로시간 체계적 관리 등 전반적 근로여건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저부터 솔선해 늦은 시간 임직원 회식 등도 많이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지난 열흘간 자중하면서 보냈다”며 “부적절한 언행이 나온 데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책임을 감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행 관련법에 저촉된다면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다만, 논란이 된 녹취록에 대한 직접적 해명은 피했다.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해달라는 요청엔 “우리가 가진 녹취록은 없고, 해석하기 보다는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한 매체는 권 회장이 운전기사와 직원 등에게 폭언을 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운전기사와 직원 등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이 담겨 있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