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가벼우면서도 전자파 차폐율과 열 전도성이 우수한 고분자 복합 소재를 개발했다. 기존의 금속 소재 한계를 극복하고 고분자 복합체 상용화 가능성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종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장 연구팀은 고분자 코어·메탈 셸 구조 입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전자기기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전자파 간섭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기기 오작동을 유발하거나 기기 내 발열 문제로 화재 등 사용자 안전도 위협한다. 전자파를 차단하면서 기기 내부에 쌓이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다기능 복합소재 수요가 많다.
현재 열 전도 특성과 전자파 차단 특성이 우수한 금속필름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소재는 밀도가 커서 무겁고 가공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가볍고 가공성이 우수한 다기능 고분자 복합체를 개발했다.
범용 고분자 플라스틱 입자 표면에 금속을 얇게 코팅한 후 열 압착 공정을 거쳐 생산했다. 낮은 금속 함량에서도 열이나 전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3차원 금속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어 금속 성능을 내면서 한계는 극복했다. 이 구조는 열과 전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높은 전기, 열 전도성을 띠는 동시에 3차원 네트워크가 전자파를 다중 반사하기 때문에 전자파 흡수성도 높다.
실험 결과 전자파를 99.99999% 차단했고, 열 전도성은 15W/mK 정도를 유지했다. 밀도는 일반 플라스틱과 비슷한 1.5g/Mol 수준이다.
연구팀은 경량 고분자 복합소재가 요구되는 응용 분야에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종민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기존의 금속 소재 한계를 뛰어넘어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전자파 차폐 효과와 방열 효과를 동시에 나타내는 신소재”라면서 “다양한 모바일 전자기기, 자율주행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