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2%대' 성장률 꺾이나..."민간 성장 모멘텀 회복이 관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2%대'마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건설·설비투자 부진으로 3분기 성장률이 0.40%에 그친 탓이다. 정부가 이월·불용 예산을 최소화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말미암은 건설업 둔화, 대외여건 불확실성 상존 등으로 성장률 추락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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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40% 성장했다. 2.00%대 달성을 위한 한은 예상치(0.50~0.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장률이 분기별로 1분기 -0.40%, 2분기 1.00% 3분기 0.40%를 기록한 데 따라 4분기에 1.00% 정도로 성장해야 연간 성장률 2.00%에 맞출 수 있다. 분기별 평균 잠재성장률(0.60~0.70%)을 크게 넘겨야 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0.97%를 넘겨야 올해 2.00% 성장하며, 0.60~0.97% 미만이면 1.90%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미-중 무역 분쟁, 한-일 무역 갈등, 홍콩 시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민간 성장 모멘텀이 확대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올해 2.00% 성장이 쉽지 않게 됐다.

반도체, 자동차 수출 물량 회복 폭이 크지 않은 데다 건설·설비 투자 둔화, 대외 여건 리스크 지속 등으로 민간 심리가 금방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2% 성장이 쉽지 않다”고 인정하며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집행을 주문했다.

정부는 성장률 2% 사수 총력전을 예고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중앙,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의 이월과 불용 예산을 최소화해 제2 추가경정과 같은 효과가 나오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고성장 시기와 현재 우리 경제에서 의미하는 2%대 붕괴가 같은 의미일 수는 없지만 단순하게 숫자만 놓고 볼 때 2% 붕괴는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에서만 발생했다. 1956년 0.7%(한국전쟁 직후 흉작), 1980년 〃1.7%(2차 석유 파동), 1998년 -5.5%(외환위기), 2009년 0.8%(글로벌 금융위기) 등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2017년 성장률 3.2%에서 2년 만에 1.2%포인트(P) 이상 떨어졌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킨 만큼 정책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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