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래시대에는 자동차가 절반만 차지하고, 나머지는 '플라잉카'로 불리는 개인항공기(PAV)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 자동차 시장의 공급과잉 상태에 따라 향후 사라지고 없어지는 자동차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현대차그룹 대강당에서 임직원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 부회장은 향후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차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30%는 PAV(개인항공기),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체에서 모빌리티 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조직했다.
정 부회장은 또 평소 강조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서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공간·시간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며, 가상이 아닌 현실의 연결이기 때문에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최근 새로운 브랜드 비전으로 '인류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수립했다. 이는 사람과 사람을 이동시켜 공간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서비스 측면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에 대해 “세계적으로 2500만대 공급과잉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는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차만 잘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서비스 등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변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는 “과거 5년, 10년 정체가 됐다고 자평한다”며 “세계의 트렌드가 바뀌어나가는데 변화하는 것은 우리가 좀 모자라지 않았나 그래서 좀 더 과감한 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특히 창의성을 강조하며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민족, 여러분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발휘를 못 한다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결국 그 틀을 깨어나는 것이 우리 회사가 해야할 일”이라며 “이것을 한다면 다른 회사가 될 것이고 못한다면 5·6등 위치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지난 3월과 5월 '자율복장'과 '미세먼지 저감'을 주제로 열린 이후 세 번째다. 정 부회장은 직원들과 셀피를 함께 촬영했으며 직원들도 수석부회장의 줄임말인 '수부'라고 호칭하는 등 격의 없는 자리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