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년 전기차 충전요금 최소 2배 오른다..소비자 부담 가중

전기차 이용자가 부담하는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이 내년부터는 최소 2배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가 2020년부터 전기차충전용 전기에 대한 특례요금 해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충전요금은 ㎾h당 현재 80~100원 수준에서 최소 2.5배, 최대 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가솔린 차량 연료비 대비 10~20% 수준이던 전기차 이용요금(충전대금)은 40% 수준으로 인상된다.

한전은 애초 정해진 방침에 따라 요금 정상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와 자동차제조사·충전서비스 사업자 등 대다수 이해관계자는 친환경차 활성화 방안에 역행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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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부터 한국전력이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운영 중인 전기차 공용충전소.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전기차 충전용 전기 특례요금을 전면 해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기차 충전용 특례요금은 한전이 충전 사업자나 소비자가 매달 내는 '기본요금 면제'와 사용량에 따른 '전기요금 50% 할인'을 해 주는 지원제도다. 전국에 가장 많이 깔린 완속충전기(7㎾h급)와 급속충전기(50㎾h급) 기본요금은 각각 월 1만6660원·11만9000원이고, 충전용 사용요금은 ㎾h당 시간대·계절별로 52.5~244.1원이다. 충전기용 기본요금은 부활하고 충전요금은 일반 전기요금 수준으로 제값을 받게 되는 형태다.

특례요금 폐지는 한전이 정부의 의견없이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교감은 향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정부와 아직까지 특례요금 폐지에 따른 교감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특례요금 두 항목 가운데 1개 항목은 연장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례요금제도를 폐지하면 보통 1㎾h에 80~100원이던 완속충전기 전기요금은 250~350원 수준이 되고, 대부분 정부가 운영하는 급속충전기 역시 400원 안팎의 원가 구조를 띤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방침은 충전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게 아니라 정부 방침에 따라 3년 동안 적용해 온 특례요금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산업부와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정부는 2017~2019년 3년 동안 전기차 민간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차 충전용에 한해 이 특례요금제를 적용키로 했다. 전국에 가장 많은 급속충전기를 구축한 환경부를 포함해 국내 모든 충전 사업자가 특례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국내 충전요금 원가 구조가 높아진 만큼 전기차 이용자를 비롯해 자동차 및 충전서비스 업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의 충전요금 부담은 물론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충전서비스업계는 기존에 없던 기본요금 등 고정비 부담이 크게 늘면서 수익 구조가 크게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충전서비스 업체 한 대표는 “한전의 충전요금 정상화 결정은 예견된 일이고, 언제까지 한전이 적자를 감소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전기차 시장이 초기인 만큼 두 가지 항목 가운데 기본요금만이라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모두가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 전기차 이용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기차의 최대 매력은 휘발유나 디젤에 비해 낮은 운행 비용”이라면서 “충전요금이 인상되면 전기차 구매 의욕은 낮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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