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아직도 물건을 구매하나요. 아니면 쓴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나요. 세계적으로 '소유'와 '공유'의 소비행태를 넘어 월정액으로 비용을 내고 지식 재산권을 사용하는 '구독'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집, 자동차 등 이른바 '고가' 재산에도 월정액 비용을 내고 구독하는 소비자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구독경제는 의류, 먹거리, 자동차 등뿐만 아니라 영화 관람, 매장 임대 등 수많은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쓴 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 월 구독료를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의 시대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구독경제가 뭔지, 구독경제가 활용되는 산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Q:구독경제란 무엇인가요?
A:구독경제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를 말합니다. 이런 개념은 과거에도 신문이나 잡지 등 일부 분야에서 흔하게 접하던 서비스였습니다. 과거에는 한 가지 특정 물품을 단순 구매·계약해서 정기배송 받는 구매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구독경제는 동종의 여러 디지털 서비스나 소비재 중에서 소비자가 원하거나 공급자가 전문적인 식견으로 골라주는 아이템을 정기적으로 공급받거나 렌털하는 개념으로 진화했습니다. 여러 아이템 중에서 언제든지 소비자가 취사 선택해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소비 철학 변화와 더불어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분야까지 정기구독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Q:해외에서는 구독경제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요?
A:대표 구독경제로는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 스트리밍 영상을 볼 수 있는 '넷플릭스'를 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TV 프로그램, 영화,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인터넷이 되는 기기에서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멤버십, 월정액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료 회원은 광고 없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애플의 '애플뮤직'이나 유튜브의 '유튜브 프리미엄'도 한 예입니다. 디즈니도 오는 11월 12일부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구독료만 내면 디즈니 애니메이션부터 마블, 스타워즈 등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속옷, 생리대, 면도기처럼 주기적으로 교체가필요한 생필품에 대한 구독경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동차 등 고가 재산에도 구독경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미 볼보와 캐딜락은 각각 월 600달러와 1800달러를 내면 원하는 차로 언제든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6년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약 4200억달러(469조원)이지만, 2020년에는 5300억달러(59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구독 서비스 이용자는 1억6000만명에 달하며 우리나라도 200만~3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Q:구독경제가 주목받는 이유와 전망은 어떻게 보나요?
A: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구독 경제의 확대 원인에 대해 정보통신기술(ICT) 발달과 한계비용이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실질 가처분 소득이 정체 혹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경험이 가능한 재화나 콘텐츠들은 풍부해지고 상품에 대한 정보 접근성과 입수(배송)도 쉬워지고 있어, 실용적 소비를 추구하는 현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한 아이템에 큰 비용이 매몰되는 소유보다 필요에 의해 한시적으로 선택하는 경험적, 공유적 소비를 추구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에 친숙하고 실용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을 중시 여기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구독경제가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소비 경험과 편리함을 주는 장점도 있지만, 고정적 지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입니다. 또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잦은 이동으로 인해 업체의 경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됩니다. 따라서 대중적 성공을 위해서는 '소비자효용 대비 이용료의 적정성' '물류 및 재고 관리' '충성 회원의 확보'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티엔 추오, 게이브 와이저트 지음, 부키 펴냄
기업 주오라의 최고경영자이자 구독경제라는 용어를 창시한 티엔 추오가 집필한 현장보고서다. 공유 경제를 지나 구독경제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지금, 충성 고객과 구독자를 확보함으로써 고정 수입이 매달 반복해서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넷플릭스하다, 문성길 지음, 스리체어스 펴냄
넷플릭스가 약진하면서 미국 최대의 비디오 대여점 '블록버스터'는 파산했고, 미국 최대 케이블TV '컴캐스트'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7년 미국 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케이블TV 가입자 수까지 넘었다. 넥플릭스는 이제 콘텐츠의 성장, 할리우드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 혁신을 설명하는 책이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