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신남방 핵심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실질 타결하고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12위 교역국가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신남방 지역 핵심국가다. 철강제품·자동차·합성수지 등 우리나라 주력 품목 수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땅그랑에서 엥가르띠아스토 루키타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과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간 CEPA 실질 타결을 선언하는 내용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또 연내 '한-인도네시아 CEPA'를 최종 타결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정식 서명하기로 했다.
CEPA는 상품·서비스 교역 자유화뿐 아니라 투자·경제협력 등 경제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협정이다. 교역 자유화를 추진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자유무역협정(FTA)와 같은 효과를 낸다.
'한-인도네시아 CEPA'가 발효하면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상품 시장과 서비스·투자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수입품목 중 95.5%, 인도네시아는 수입품목 중 93.0% 관세를 철폐한다. 기존에는 우리나라 수입품목 중 90.2%, 인도네시아는 80.1%를 개방했었다. 우리나라는 수출 금액이 큰 주력 품목에 대해 관세를 없앴다. 열연강판(5%), 냉연강판(5~15%), 도금강판(5~15%), 합성수지(5%), 자동차 및 부품(5%) 등 관세가 없어질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냉연·도금·열연 등 철강제품과 트랜스미션 등 자동차부품, 선루프, 합성수지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발효시부터 즉시 무관세를 적용한다. 대외 개방시 민감한 우리 주요 농수임산물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한-아세안 FTA'에 대비해 서비스 시장 개방도 확대했다. 양국은 서비스 분류기준 상 총 155개 소분야 중 각 100개 이상 양허를 제공하기로 했다. 온라인게임, 도·소매 유통, 건설 서비스 등 우리 업계 주요 관심 분야에 대한 신규 개방과 함께 외국인 투자 지분제한율을 개선했다.
특히 게임 서비스는 향후 인도네시아 내 법규범 제정시 우리 업체에게는 최소한 CEPA 양허수준 이상을 적용할 것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과학기술·소프트웨어(SW)·로봇' 등 분야에서 고급 전문인력이 상호 원활히 이동하도록 하는데 합의했다. '인력이동 부속서' 상 적정 교육·자격을 획득하고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전문직인 '독립전문가' 분야를 상호 양허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 평균연령 29세의 젊은 인구구조를 갖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다. 최근 연 5%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크고 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CEPA를 통해 2007년 체결한 '한-아세안 FTA'에 근거한 양국 간 통상관계를 몇 단계 더 높였다”면서 “신남방 핵심국가로 교역을 다변화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새 성장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