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공정한 망 이용대가 질서를 확립하고 중소 콘텐츠제공사업자(CP) 부담을 낮추자며 공감했다.
한 위원장은 15일 방송통신이용자보호주간 개막식에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논의했다.
한 위원장 취임 이후 이통 3사 CEO와 처음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망 이용대가 역차별 문제가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이통사 CEO는 “망 이용대가를 CP로부터 공정하게 받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도와달라”며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구글, 넷플릭스 등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거대 글로벌CP를 압박하도록 실태조사 등 제도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이통사가 망 이용대가를 제대로 받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콘텐츠산업발전을 위해 중소CP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중소 CP를 지원하기 위해 망 이용료 부담을 없애고, 중소 CP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대형 CP는 통신사 망을 많이 쓰고 있지만, 적정한 수준의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대형 CP로부터 받은 적정한 망 이용료를 통해 기금을 만드는 형태로 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5G 서비스 활성화와 불법보조금 문제도 논의됐다.
한 위원장은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은 국가경제 차원에서 중요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도 “5G 경쟁이 불법보조금 경쟁으로 변질돼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통사 CEO는 “마케팅 과열경쟁 대신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유료방송 인수합병(M&A)와 관련, 한 위원장은 이용자보호를 전제로 과거처럼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도전 속에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위원장과 CEO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 규제개선이 시급하다는데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방통위는 이통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와 '5G 시대 이용자보호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용자보호 비전으로 △이용자보호 최우선 원칙 △소모적 경쟁 지양 및 부당한 차별 금지 △알권리 등 이용자 권리 보장 △사회 취약계층과 어린이청소년 보호 △이용자 피해 예방 노력 등 5대 가치를 제시했다.
한 위원장은 “통신이용자보호는 정부정책과 이용자 편의를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 통신사업자의 의지, 이용자의 역량 강화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서, “방통위는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통신복지 혜택을 누리도록 열린 자세로 국민 의견을 청취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이용자 보호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