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접수가 15일 마감됐다. 예상한 대로 지원자는 많지 않았다. 이미 마감 전부터 김 빠지는 소문이 무성했다. 제3 인터넷은행 대어로 꼽히던 신한금융과 SK텔레콤이 발을 빼기로 결정, 찬물을 끼얹었다. 신한은 올해 초 토스와 결별한 후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꾸려 재도전한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네이버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국 사업 계획을 접었다. SK텔레콤과 키움연합체의 한 축이던 KEB하나은행도 없던 일로 했다.
결국 기대를 모은 간판선수가 빠지면서 제3 인터넷은행은 흥행에서 실패했다. 금융위원회는 머쓱해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일 열린 간담회에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금융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올해 안에 제3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마무리 짓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저조한 데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한몫했다. 금융위에서 원하는 자본 적정성을 채우려면 대기업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여기에 은행업 자체가 이미 한물갔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실제로 저금리 체제로 접어들면서 은행업 자체에 대한 관심이 시들하다.
그래도 가장 큰 배경은 수익 모델 부재다.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출범 이후 자본 여력이 크게 추락, 고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올해 6월 말 11.74%로 전년도 같은 기간 16.85%에서 약 5.11%포인트(P) 떨어졌다. 케이뱅크 상황도 엇비슷하다.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 건전성 기준인 BIS 비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결국 의욕적으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연착륙에 실패하면서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 인터넷은행을 '금융혁신의 아이콘'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기존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 '은행 이자놀이'와 다른 혁신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파격적인 규제 완화 없이 인터넷은행의 성공을 바라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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