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정감사]이동걸 회장 "수은과의 합병건, 방법이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깜짝 발표한 '정부에의 산은-수은 합병 제안'에서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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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회장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론에 대해 “정부 측에서 당분간 검토할 의사가 없다는 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금융 일원화가 필요하다며 “임기 내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아이디어는 정부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 회장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더 이상 논란 안 시켰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수출입은행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를 부정했다. 강승중 부행장은 “(양 기관 각자)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게 적절하다”며 “불필요한 낭비와 중복을 제거하기 위해 협의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민간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의지를 완전히 꺾지는 않았다. 이어 “우리 정책 금융기관은 여러 개로 분산돼 소액은 잘되는데 거액 지원이 잘 안되는 실정”이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집중해서 선별적으로 하는 조정이 필요하다. 기업간(B2B) 투자 촉진을 위해서라도 정책금융은 조정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동걸 회장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국지엠 노조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이 2대 주주인 한국지엠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과 관련, “노조가 긴 미래를 보고 노사 협의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과 임금협상·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8월 20일부터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을 이어왔다. 이달 1일에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미국 본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히자 파업은 중단했으나 최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회장은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미국 지엠 본사가 협약 외 물량을 한국 공장에서 빼면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고 노조 반발이 심해져 지엠의 철수 명분이 커진다”는 지적에는 “(트랙스 등) 협약 외의 물량을 빼는 부분은 제동을 걸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지엠 본사에 그 물량이 한국에서 계속 생산하길 바라는 노사간 합치된 뜻을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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