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전기차 제작과 생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통합형 전기구동시스템'을 채택한다. 콘티넨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구동모터와 인버터 등 다수의 전동화 핵심 부품을 하나의 형태로 구성돼, 전기차 대량 제작·생산에 유리하다. 향후 이들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대량화를 실현할 전략적 모델로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콘티넨탈 전동화 사업부인 비테스코 테크놀로지스(Vitesco Technologies)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PSA그룹과 각각 '완전 통합형 전기 구동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 올인원 전동화 시스템이다.
시스템 통합 설계로 케이블과 플러그 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전기모터와 인버터·기어박스(감속기)·전기구동시스템·모터 제어기를 포함하고도 무게가 80㎏ 수준에 불과하다. 배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동화 부품을 담고도 기존 전동화 장치보다 중량이 20kg가량 덜 나가기 때문에 구동효율이 뛰어나다. 또 대부분의 전동화 부품을 잇는 모든 구동장치, 케이블 등을 일체화시켜 4륜구동 모델도 제작이 가능하다. 시스템 내부 드라이브 변속기에 전기식 주차 잠금 장치가 통합돼 최적화된 전동화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
우선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통해 현지 주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엔씨노EV(국내명 코나 일렉트릭)'와 '라페스타EV' 전기차 세단에 적용된다. PSA그룹 역시 푸조 'e-208'와 오펠 '코르사-e'에 장착될 예정이다. 이들 차종은 내년부터 중국에서 판매되며 중국 톈진에 위치한 콘티넨탈 비테스코 테크놀로지스 공장은 이미 대량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차가 이번에 통합형 전기 구동시스템을 채택한 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 발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콘티넨탈 관계자는 “이 통합시스템은 전기차 배터리를 제외한 각종 전동화 장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였을뿐 아니라 케이블과 플러그 연결을 최소화한 형태로 제작돼 비용과 시간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한국 전기차 제작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 콘티넨탈은 지난해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는 내연기관 사업부 중심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전 세계 6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2만여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반면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에 대한 투자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