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첨단 소재부품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3분기 외국인 투자유치가 5분기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미래 산업를 주도할 분야에서 투자가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고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한 36억1000만달러를 기록, 4분기 연속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10일 밝혔다.
3분기 누적으로는 134억9000만달러를 기록, 연말까지 200억달러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산업부는 내다봤다.
투자 건별로는 특히 첨단 석유화학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미래형 자동차 분야에서 금속 등 기존 주요 소재·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와 부품 분야 우수 프로젝트가 대거 유치됐다.
벨기에 화학기업 S사는 화학첨가제인 프리미엄 실리카 생산설비 증대를 위한 국내 투자에 나섰다. 국내 수요업체의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S사는 국내에 타이어 외에도 첨단 정보기술(ICT)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의 파일롯 투자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반도체 부품기업 G사는 글로벌 반도체장비 1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에 납품할 발광다이오드(LED) 제조를 위한 생산 공장 설립에 투자한다.
팹리스 기업인 미국 L사는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IoT) 기기,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삽입할 수 있도록 초소형화하는 전력반도체 기술을 상용화에 투자한다.
일본 M사는 철과 구리를 혼합한 금형소재 용도 합금으로 특허청에서 '물질특허'를 취득, 신소재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부품 분야 글로벌 기업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것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재부품 분야 투자가 증가한 것은 지난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투자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실제 EU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했고 성과로 이어졌다.
산업부는 연말까지 외국인투자 유치 목표치 200억달러 달성도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유치 가능한 프로젝트 규모와 상저하고 흐름을 감안할 때 당초 세웠던 200억달러 목표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차원에서 국가간 해외 투자는 주춤한 상태다. 지난 6월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지난해 대비 소폭 회복세를 예측했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 보호주의 확대, 글로벌 경기하락 전망, 이란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부진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글로벌 변수에 대비해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우선적으로 투자 프로젝트 유치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달 외국인투자주간(IKW), 미국 실리콘밸리 IR을 준비 중으로 기존 투자 외투기업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소해 추가적인 증액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 증감추이 (단위:억달러, 전년동기대비) 】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