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버스에 이어 트럭까지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대차는 내년에 첫 중형 전기트럭 '마이티 EV'를 선보인다. 해마다 강화되는 노후 디젤차 규제 추세에 발맞춰 상용차 라인업에 전기차 버전을 대폭 강화하며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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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마이티 2.5톤 모델.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2.5~3.5톤급 중형 트럭 마이티 전기차 버전 '마이티 EV'(프로젝트명 QT EV)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티 EV는 최근 현대차가 스펙을 공개한 중형 전기버스 '카운티 EV'와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 파워트레인을 공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128㎾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200㎞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약 7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현대차 대표 중형 트럭 마이티는 주로 택배나 식자재 배송 등 도심 근거리 화물차로 활용된다. 마이티 EV는 기존 디젤차 대비 배출가스 저감은 물론 연료비를 최대 3분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경제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눈길이나 빗길에서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차량자세제어장치, 4륜 디스크 브레이크,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 버튼식 기어 레버 등으로 상품성을 크게 높인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는 1톤급 소형 트럭 '포터 EV' 개발을 완료했다. 내년 초 시판 예정인 포터 EV는 슈퍼캡 2WD 단일 트림으로 최고 출력 135㎾(183마력)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58.5㎾h로 1회 충전 시 약 180㎞를 달릴 수 있다. 연간 생산 목표는 8000대 수준이다. 오는 12월 중순 500대 양산을 시작으로 내년에 본격 출고한다. 기아차도 포터 EV와 스펙이 동일한 봉고 EV를 순차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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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마이티 3.5톤 모델.

현대차가 상용차 라인업 전동화를 서두르는 것은 미세먼지 등 디젤차에 대한 배출가스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용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주행 거리가 월등히 길고, 대다수 차량이 배출가스에 취약한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강화되는 업체별 배출가스 총량 규제에 대응하려면 상용차 전동화가 필수로 꼽힌다. 다임러와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전기 상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포터 EV, 카운티 EV, 마이티 EV를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17종에 이르는 친환경 전동화 상용차를 내놓고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17종 가운데 순수 전기차(EV)는 7종, 수소전기차(FCEV)는 10종이다. 현대차는 적재 효율과 충전 인프라가 중요하고 주행 거리가 다소 짧은 중소형 상용차는 전기차, 적재 용량이 크고 주행 거리가 긴 트럭과 고속버스 등 대형 상용차는 수소전기차 개발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사용 환경과 인프라 보급 상황에 맞춘 친환경 상용차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한다”면서 “장거리, 도심 승객 수송 등 고객 사용 환경에 맞는 다양한 친환경 상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