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R&D '플랫폼 전략'으로 가야"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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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이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소재기술 R&D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KIST)

“새로운 소재 기술을 완제품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개별 기술보다는 솔루션이 중요해집니다. 연구자 개인은 물론 각 연구소도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이 돼야합니다. 협력 연구를 통한 통합 전략도 중요합니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은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직원 대상으로 개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재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미래 제조업 발전 방향과 이에 맞는 소재기술 R&D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박 단장은 소재기술이 대응해야할 최근 제조업 환경으로 △제조업 부가가치 약화 △글로벌밸류체인(GVC) 보편화 △빨라지는 제품 수명 주기 등을 꼽았다. 미래 제조업은 신속대응, 맞춤형, 스마트·지능화, 지속가능성, 상품·서비스 결합 트렌드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탄소나노튜브(CNT)나 양자점(QD)처럼 신소재가 본격 쓰이기까지는 20년이 걸린 반면 제품 수명주기는 2~3년으로 급격히 단축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매칭시키느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미국 첨단제조, 일본 신원소전략프로젝트, 독일 인더스트리4.0, 중국제조2025 등 전략이 모두 제조업 발전이 소재에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해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기간과 비용을 줄여 한 발이라도 앞서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재 개발 트렌드는 원천 소재보다 재발견 소재와 개량 소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이 전형적인 재발견 소재다. 이를 위해 기존 소재 구조를 바꾸거나 복합재료(컴포지트) 형태로 만드는 공정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박 단장은 강조했다.

그는 “신소재를 찾고 제어기술을 개발할 때 장비가 따라주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재와 장비를 따로 떼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소재 개발 과제를 진행할 때 장비도 함께 개발하는 방향으로 과제 심사나 R&D 체계, 연구원 평가 체계 등을 바꿔야 올바른 정책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제언했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산업계는 투명하면서 전기도 잘 통하거나 자석이면서도 저항이 낮은 소재처럼 기존 관념으로는 말도 안 되는 '패러독스 소재'를 요구하고 있다. 또 개발기간 단축으로 기업들은 원천기술이 아닌 당장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요구한다. 박 단장은 이에 맞는 소재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 개개인과 기관이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연구를 통합해 솔루션을 제시해야한다는 것도 중요하게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당장 6개월 이후 출시될 제품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으로 20~30년이 걸리는 소재개발 여력이 없기 때문에 연구소든 개인이든 급한 불을 꺼줄 수 있는 솔루션을 원한다”면서 “협력 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내고 공정 기술을 가진 기관이나 기업과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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