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스토아 A급 채널 진입...홈쇼핑 '연쇄 베팅 게임' 불가피

SK스토아가 LG유플러스 IPTV에서 10번대 A급 채널에 진입했다. SK스토아가 앞자리 번호에 진입하면서 다른 홈쇼핑 사업자의 자리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인기 채널 번호를 확보하기 위한 홈쇼핑업계의 '머니 베팅'이 본격화됐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LG유플러스와 진행한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12번 채널 사용에 합의했다.

현재 SK스토아는 LG유플러스 28번에서 송출되고 있다. 단숨에 지상파(MBC) 옆 채널로 자리를 옮기면서 재핑(채널 전환)에 따른 접근성이 기대된다. 기존의 롯데홈쇼핑은 SK스토아 진입에 따라 차회 채널 개편에서 다른 번호로 이동하게 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롯데홈쇼핑의 12번 채널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SK스토아가 새로운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SK스토아는 이번 협상에 최소 280억~300억원을 투입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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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은 LG유플러스와 12번 채널을 놓고 협상을 거듭했지만 결국 계약에 실패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약 40% 인상, 롯데홈쇼핑은 그보다 낮은 인상요율을 각각 제시하고 있었다.

12번에서 밀린 롯데홈쇼핑은 다른 A급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홈쇼핑 채널 번호의 연쇄 이동 가능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전반적인 송출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최대 수혜자는 LG유플러스로 보고 있다.

다수 홈쇼핑 사업자와 SK브로드밴드의 송출수수료 협상에도 적잖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홈쇼핑사는 협상이 결렬되면 경쟁사에 현재 가지고 있는 번호를 내줄 수 있다는 압박감이 커졌다. 이는 곧 홈쇼핑업계가 유료방송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한층 유리한 패를 쥐게 됐다. 실시간 TV홈쇼핑보다 공격적 경영 전략을 추진하는 T커머스로 협상 대상을 넓히는 '플랜 B'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몇몇 홈쇼핑 사업자에게 '협상 종료 예고' 공문을 발송했다. 예년 같으면 그냥 협상용 카드로 인식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을 종료하고 새로운 홈쇼핑을 끌어들였다. 홈쇼핑업계 전체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 걸쳐 시청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TV를 매개로 하는 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가 17개에 이른다”면서 “이들이 채널 번호 경쟁을 벌일 경우 송출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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