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과 택시업계가 손잡고 모빌리티 결제 분야에서 상생에 나선다.
핀테크 기업이 공동 개발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택시미터기 제조사, 택시조합 등과 공동 소유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타다 등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하렉스인포텍은 1일 아이온뱅크, 케이에스넷(KSNET), 한국택시미터협회와 공동으로 '전자식 미터기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발표 및 제휴 조인식'을 열었다.
하렉스인포텍이 이날 선보인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은 근거리 무선통신인 블루투스 저전력(BLE) 기술을 적용했다. 택시 요금 지불시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를 기사에게 건네지 않고도 모바일 기기로 손쉽게 결제가 가능하다. 택시 미터기 등 단말사업과 차량 통합 관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온뱅크의 인공지능(AI) 미터기 특허기술을 결합했다. 기존 택시 미터기에 핀테크 기술을 더했다. 미터기 제조사와 설치 대리점이 제품을 생산·유통한다.
카카오와 타다 등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의 택시 시장 진입이 거세지는 가운데 택시 업계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다. 하렉스인포텍 등 핀테크 기업은 이런 제도 변화에 발맞춰 택시미터협회 등과 공동 대응하는 방법을 택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티머니와 리라소프트, SK텔레콤, 카카오모빌리티가 신청한 앱미터기에 대한 임시허가를 부여하면서 택시 미터 시장 판도까지도 대대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한송훈 아이온뱅크 대표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은 택시 미터기 제조사 및 대리점 등 관련 중소업계가 협력해 상생 기반을 구축하고 스마트폰 환경에 맞춰 빠르게 연동해 기존 택시업계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 발판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서비스 출시 이후 전국택시연합 등 택시 사업자 등에게도 공동 소유권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택시미터기 사업자도 서비스 확산에 힘을 보탠다는 입장이다. 연 14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택시 미터기 시장에서 택시 미터기 제조사와 설치 대리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이운기 한국택시미터협회 회장은 “지난 40년간 기계식 미터기로 시작해 택시 업계를 뒷바라지했다”면서 “다른 사업자가 내놓는 앱미터기보다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택시업계, 미터기 대리점 업체와도 상생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렉스인포텍과 아이온뱅크는 이번 플랫폼을 시작으로 관제 데이터에 기반한 콜 서비스, 승차공유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구현해 차별화된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택시 외에도 화물차 등 다른 교통수단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은 기존 택시 미터기 제조사 및 대리점 등 관련 업계가 힘을 모아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전통산업을 모바일로 연동함으로써 시장변화로 닥쳐올 수 있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