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경제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인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 3대 경제정책과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표한 '민부론'도 충돌한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사회주의 성향 경제정책이 국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여당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영향이라며 기존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여야의 경제 국정감사 전장은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이 손꼽힌다. 이 가운데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국감은 여야 충돌의 최전선이다.
기재부 국감은 '경제·재정' '조세' 정책으로 나뉘어 각각 2일과 4일 두 차례 실시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기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이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 등의 정책 때문인지를 놓고 야당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통계청은 우리 경제에 대해 2017년 9월 정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침체기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시기에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 금리 인상 등 경기 하강기와 반대되는 정책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정책에 대한 추진 속도를 늦추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글로벌 경기흐름을 읽지 못하고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라고 보고 있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을 밀어부치면서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에 의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논리로 대응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세계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2.4~2.5% 성장률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해 '장밋빛 전망'에 대한 지적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최근 취업자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8월 취업자 증가폭은 45만2000명을 기록,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야당은 정부 예산을 투입한 '노인 일자리' 증가 영향이 주효했다는 것을 집중 부각한다.
야당은 양극화 심화 등 '소득주도성장 실패'도 주장할 전망이다. 상하위 소득격차를 파악할 수 있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 2분기 5.30배를 기록했다. 동분기(2분기) 기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다. 이에 대해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다섯 분기 째 계속됐던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 소득 하락이 멈춘 사실을 근거로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일축했다.
여야의 소득주도성장과 민부론 간의 정책대결도 관심사다. 여야는 앞서 열린 대정부질문 경제분야에서도 이와 관련해 전초전을 치뤘다.
민부론을 내세운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을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국가 주도형 경제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주도 자유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민부론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경제위기론을 경계하면서 한국당 민부론을 깎아내렸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 실패한 경제에 대한 향수만 가득하다며 과거 정권의 '747정' 재론이나 '줄푸세'의 재탕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경제분야에서도 조국 '블랙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위 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국민께서 관심이 많은 조국 사태와 현 정부 경제정책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라고 대정부 공세를 예고했다.
국정감사 본연의 건전한 정책경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정무위원회의 경우 DLF 등 서민 경제에 피해를 끼친 부분을 파헤치고 주목해야 하는데, 조국 장관 사모펀드 문제로 증인 채택에 합의조차 못했다”고 지적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