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인도 경제협력대전]코끼리의 나라에서 유니콘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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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가 2019 한-인도 경제협력대전 행사의 일환으로 24일부터 27일까지 인도 벵갈루루, 뉴델리에서 2019 인도 스타트업 사절단을 진행했다. 한국 스타트업(왼쪽)과 인도 시스코 론치패드(Cisco Launchpad)가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달리는 코끼리가 날개를 달았다.

인도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의 새로운 둥지가 되고 있다. 인도 유니콘 기업 숫자가 미국(173개사), 중국(89개사), 영국(17개사)에 이어 4위(16개사)를 기록했다. 13억명이 넘는 인구와 7%의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인도가 달리는 코끼리에서 유니콘의 날개를 달고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중국, 영국 이은 유니콘의 나라 인도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인도 방문 당시 '한-인도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인도의 젊고 역동적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뉴델리가 전통의 바탕에서 고층빌딩을 세우고 과거와 미래, 자연과 문명, 철학과 과학으로 공존하고 있다”면서 힌두교와 불교를 탄생시켰던 문명의 발상지가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인도 정보기술(IT) 인재는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를 장악했다. 인도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을 이끌고 있다. 인도 IT수도로 불리는 벵갈루루는 테크기업 창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은 인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플립카트' '스냅딜'과 같은 유니콘 전자상거래 기업을 탄생시켰다. 이외에도 차량호출 업체 '올라' 핀테크 업체 '페이티엠' 신재생에너지 업체 '리뉴파워' 식품배달회사 '조마토' 등이 유니콘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 정부는 2014년부터 제조업 진흥, 외국인 투자유치, 기업환경 개선을 내세우며 경제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2016년부터 모디 총리가 앞장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 인디아(Startup India)' 프로그램을 론칭,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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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인도 총리 초청 한-인 비즈니스 심포지엄이 지난 2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그 결과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는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다.

KOTR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도 내에는 약 1만5000개 스타트업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루 평균 3∼4개 스타트업이 새로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규모면에선 미국, 영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인도 내 연구개발(R&D)센터 구축 및 확장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벵갈루루에 한국을 제외하고 최대 규모 R&D센터를 운영 중이며, 현대자동차 역시 하이데라바드에서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격전지, 한국기업 진출 가속

인도 정부의 적극적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거대한 내수 시장, 우수한 IT인재를 바탕으로 전 세계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가 인도로 몰려오고 있다.

인도 핀테크 업체 페이티엠은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20억달러 이상 투자를 받았다. 또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는 텐센트, 마이크로소프트, 이베이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데 이어 월마트에 지분 75%를 약 17조원에 넘기는 대형 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e-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목적이었다.

인도의 기업환경이나 정주환경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열악하다. 그동안 대기업, 제조업 위주로 인도에 진출했던 것도 현지에 기반이 없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는 접근이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성공사례는 나오고 있다. 우리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는 선불 요금제가 일반적인 인도 시장에서 통신, 데이터료 잔액을 확인할 수 있는 '트루밸런스'로 자리를 잡았다. 네이버, 라인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누적 4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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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가 24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진행한 2019 인도 스타트업 사절단에서 한국 참가기업이 인도 벤처캐피털과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KOTRA는 '2019 한-인도 경제협력대전'에서도 제2의 밸런스히어로가 나올 수 있도록 24일부터 27일까지 현지 업체 방문, 투자자와 간담회, 전시 등 행사를 지원했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 10개사가 참여했다.

벵갈루루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상담회에는 시스코 론치패드, 퀄컴벤처스 등 IT기업과 인도 10대 금융사 카나라은행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참가했다. 플립카트, 페이티엠 등 현지 유니콘 기업도 참가해 우리 기업과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청년, 인도에서 새 기회를 엿보다

같은 기간 국내에선 청년들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한 인도 취업 설명회 행사가 열렸다.

24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 캠퍼스를 시작으로 25일 부산외국어대 및 영산대를 거쳐 26일 인제대를 방문한다. 처음 기획된 맞춤형 인도취업 설명회에는 취업준비생 및 구직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현지정보에 목마른 지방 소재 인도 전공 대학생을 위해 취업환경과 생활여건 등 살아있는 콘텐츠를 전달한다.

인도에는 500여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지만 현지 구인 정보가 국내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KOTRA는 인도 관련 학과가 있는 전국 대학을 접촉한 다음, 지역인재를 위해 김해 인제대 해외취업캠프와 연계하기로 결정했다. 대웅제약, 대현에스티, 조아라 등 인도 진출기업 8개사와 현지 진출을 앞둔 킨텍스(KINTEX) 인사담당자를 초청해 구인정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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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가 24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에서 진행한 맞춤형 인도취업 설명회가 끝나고, 연사와 참석자가 단체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취업설명회에 직접 나선 KOTRA 인도 뉴델리무역관의 임성식 과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현지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는 “내가 어떤 산업분야에서 일하게 될 지보다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인도 현지 기업은 영어 수준, 인도 체류 경험, 힌디어 구사 여부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1, 2학년 때부터 준비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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