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에서 구독경제 모델을 선보였다. 한 발 앞서 출시를 발표한 '애플 아케이드'와 맞대결이 성사됐다. 게임에 집중한 애플과 비교해 구글은 사진 편집, 날씨 앱 등 유틸리티 라인업을 강화했다.
23일(현지시간) 구글은 월 정액 구독 서비스 '구글 플레이패스'를 공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월 4.99달러(첫 1년 동안 월 1.99달러)를 결제한 이용자는 총 350개 유틸리티 앱과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결제 계정은 최대 5명까지 공유 가능하다. 이번 주 미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며 대상 국가는 순차 확대한다.
앱 개발사의 플레이패스 참여는 구글의 초대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구글은 향후 플레이패스 지원 앱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앱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다만 이후에도 초대 앱은 구글이 선별한 일부에 한정된다. 앱 개발업체와 수익 배분은 이용자의 앱 이용시간, 주당 플레이 횟수를 기준으로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글은 조기 출시에 협력하는 개발사에 자금을 지원한다.
구글이 앱 구독경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애플과 맞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애플은 이달 19일 '애플 아케이드'를 출시했다. 두 서비스 기본 개념은 거의 같다. 정가도 월 4.99달러로 동일하다. 다만 애플은 기존 iOS에서 제공하지 않던 새로운 게임 100개 이상을 구독 상품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처럼 특정 플랫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점 콘텐츠로 승부를 걸었다. 반면 구글 플레이패스는 기존 제공되던 앱에 광고 및 인앱 결제만 제거한 형태로 서비스된다. 독점 공급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확보 타이틀 숫자는 애플 대비 구글이 3배 많다.
구독형 앱 모델 정착은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작은 규모 개발사일수록 구독형 모델 등록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형 개발사 게임과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벌이지 않고도 플래이패스에서 쉽게 작품을 노출할 수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매출이 일부 인기 상위 게임에 집중되는 문제를 중소 개발사가 대응하기 어려웠다.
개발자가 게임을 설계하는 관점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은 더 많은 결제를 유발하기 위한 방식으로 개선된다.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갇힌 위치를 분석해 가장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는 장소에 인앱 결제를 배치한다. 구독 모델에는 인앱 결제가 없으므로 플레이타임을 늘릴 수 있는 방식으로 게임이 설계돼야 한다. 작품성과 게임성 확보에 더 집중할 여지가 생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많은 게임 중 구글에 의해 한 차례 걸러진 선택지를 제공받게 된다. 다만 게임 성패가 구글의 선택 여부에 따라 갈린다는 문제도 수반된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 아케이드와 구글 플레이패스는 글자 그대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