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첫 공식 일정으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에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올해 다시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 실질협력 증진 △한반도 정세와 국제무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중동부 유럽 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주요 투자대상국인 폴란드와의 경제협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양국간 협력을 인프라〃에너지, 방산 등 분야로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특히 우리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분야 투자와 연구개발(R&D) 분야 협력이 확대되는 등 미래지향적인 실질협력이 더욱 심화되어 나가기를 희망했다. 지난해 양국간 교역규모는 50억1000달러로, 전년 대비 34% 확대됐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이 폴란드의 전략적 동반자이자 아시아 지역 내 핵심 실질협력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의 폴란드 진출 확대를 요청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올해 한-폴란드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간 인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 이어 24일(한국시간)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6월 서울 정상회담 이후 약 세 달 만이다. '하노이 노딜' 후 교착상태였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제 궤도에 올라설 조짐을 보이면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이미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 의제로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요구하는 비핵화 상응조치에 대해 미국측의 유연한 입장을 끌어내고, 양국 비핵화 방식의 견해차를 좁히는데 주력한다.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강경화 장관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북미간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로드맵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가속도를 낼 수도, 다시 교착 국면에 빠질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북미 협상 촉진자 역할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뒤 열리는 UN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문 대통령이 3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배경에 대해 “이제 우리 정부도 국제무대에서 우리 위상과 기여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며 “경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규범에 기반한 다자주의질서를 지지하고, 다자무대에 적극 참여해 규범 형성 과정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곧 국익에 직결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