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결국 LG화학을 특허 침해했다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앞서 SK는 LG화학과 LG화학 미국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ITC와 연방법원에,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하겠다고 지난달 30일 예고했다. 미국 ITC는 SK가 제출한 소장을 3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제기한 소송항목은 배터리 셀, 모듈, 관련 부품, 제조 공정 등이다. ITC는 소장을 접수한 뒤 한 달 후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LG화학은 4월 SK가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면서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5월 조사하기로 결정했으며,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말쯤 최종 판결이 나온다.
SK이노와 LG화학 소송전이 전면 양상으로 번졌다. LG화학이 포문을 연 이 후 SK가 강하게 맞받아치고 감정까지 겹치면서 복잡하게 꼬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두 회사는 여전히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강경한 태도에 비쳐볼 때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업에서 특허는 생존과 직결된다. 특허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특허 침해 건은 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자칫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지적재산권 위상을 위해서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래도 만나야 한다. '강대강'으로 맞붙었을 때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공장을 아예 폐쇄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법원에서 특허소송과 관련해 되도록 합의를 권유하는 배경이다. 더구나 문제가 된 배터리 분야는 당장 세계무대에서 중국·일본 등과 싸워야 한다. 소송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곳은 경쟁업체다. 가뜩이나 일본 수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장 환경이 좋지 않다. 자칫 전면 소송전이 전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무너뜨리지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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