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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목받은 부처 가운데 하나가 공정거래위원회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공정성'에 국민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대중 인지도 역시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공정경제'를 3대 경제 정책의 하나로 삼으면서 공정위의 역할이 커졌고, 위상도 높아졌다. 이를 두고 공정위 내부 직원들의 평가는 갈렸다. 일부는 뿌듯함을 느꼈지만 다른 일부는 부담감으로 받아들였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며 업무에 매진하는 직원이 있었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늘어난 업무를 툴툴거리면서 마지못해 하는 직원도 있었다.

호불호를 떠나 지난 2년이 '변화가 휘몰아친 시기'였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풍파를 겪으며 공정위는 한 단계 성장했다. 600명 규모의 조직체로 몸집을 불렸고, 조사 역량을 높여 의미 있는 사건을 처리했다. 사상 처음으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도 추진했다. 미흡하나마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부처에 한 걸음 다가섰다.

'조성욱호 공정위' 출범을 앞두고 내부에선 과거 회귀 논란이 심심찮게 일고 있다. 역할과 위상이 '과거의 공정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새로운 수장이 공정위 변화를 이끌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부정 평가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의 그림자가 큰 이유도 있지만 후임 위원장이 뚜렷한 소신과 강력한 변화 의지를 보여 주지 못한 탓도 있다.


과거로의 회귀를 바라는 직원도 있겠지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려면 갈 길이 여전히 멀기 때문이다. 공정위 위상을 더 높이고 그에 걸맞게 역량도 길러야 한다. 지난 2년의 노력이 무위로 끝나선 안 된다. 공정위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