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진 사람은 늙지 않는다.'
1949년생 곽덕훈 아이스크림 미디어 부회장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곽 부회장은 “방송통신대학 교수로 재직할 30대부터 어떻게 하면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만을 고민했다”며 “그 일념만으로 일하다보니 친구들은 다 은퇴했지만 아직 직장에 다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곽 부회장은 방통대 교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EBS 대표를 역임했다. 각 기관에 있을 때 마다 교육에 IT를 접목해 접근성을 높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곽 부회장은 “1980년대 방통대 학생은 라디오를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며 “강의 시간에 일을 하고 있다면 가족 중 누군가가 녹음을 하지 않으면 들을 길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부분 방통대 학생은 대학에 가고 싶어도 돈이 부족해 갈 수 없었던 이들”이라며 “불편함을 겪는 학생을 보면서 교육의 보편성을 높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부연했다.
곽 부회장은 미국 인디애나 대학 방문교수로 가면서 원하는 시간에 오디오 강의를 들을 수 있는 IBM의 서비스를 알게 됐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방통대 양방향 원격영상강의시스템과 LOD(Lecture on Demand) 시스템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방통대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곽 부회장은 KERIS에서는 초·중등 디지털 교과서를 시범 개발했으며 EBS에서는 공교육 보조 콘텐츠(EDRB)를 개발했다.
EDRB는 기존 방송 콘텐츠를 3~5분 이내의 비디오 클립으로 만든 것으로 학교에서는 6만개의 비디오 클립을 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평생을 공교육에 몸담았던 곽 부회장은 60대 후반 교육기업인 아이스크림 미디어에 합류했다. 곽 부회장은 “세계는 교육을 하나의 지식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한국은 공교육과 사교육이 전혀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분법으로 나눠진 국내 교육 산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현재 공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초등학교 교사의 95%가 학습플랫폼 '아이스크림S'를 사용한다.
곽 부회장은 기술을 교육에 잘 접목시킬 때 학습 효과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은 교육 격차를 줄이는데 일조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흔히 말하는 것처럼 강남의 잘 사는 학생만 좋은 교육을 받아서는 안 된다. 지방에 있는 섬에 사는 학생도 양질의 교육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교육 형평성을 맞추는 도구가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곽 부회장은 “공공기관에 있을 당시 공공과 에듀테크 기업이 잘 협력하니 교육 서비스가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교육산업에서 사기업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산업도 성장한다. 곽 부회장은 “2023년까지 영국은 학교 전체에 광섬유를 깔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다”며 “영국 정부는 공공과 사기업이 합쳐진 에듀테크 산업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자국 에듀테크 기업의 기술 개발, 시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테스트베드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국에서 먼저 사용된 레퍼런스가 있으면 해외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곽 부회장은 “영국 정부처럼 우리 정부도 에듀테크 기업 제품을 적극 사용하길 바란다”며 “전체 국내 에듀테크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