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기술독립선언I]전문가들, 산업계 협업·정부 역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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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전 발전방안을 놓고 전문가들은 산업계의 유기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지는 동시에 정부에서는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I와 IoT는 서로 떼놓을 수 없다. AI는 각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한 뒤,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각 기기의 정보를 축적하는 통로가 바로 IoT다. IoT 생태계가 탄탄해야 AI가 비로소 빛을 볼 수 있다. IoT와 AI 간 선순환은 우리나라 가전산업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융합산업본부장은 빅데이터 수준의 충분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도록 정부가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업체들을 설득해 산업계 협업의 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정부라는 것이 임 본부장의 분석이다.

임 본부장은 “중소·중견기업이 개별적으로 데이터 수집하는 데이터의 양은 빅데이터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작은 양”이라면서 “이는 AI로 분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이 될 수 없고, 빅데이터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중소·중견기업 데이터를 융합,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협업 플랫폼을 마련해줘야 한다. 중소·중견기업 데이터 생태계에 대기업까지 들어올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면서 “제조사만의 데이터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웹 검색, 온라인 쇼핑에서 축적된 데이터도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제조사 데이터와 유관 산업 데이터를 아우르는 것이 한국 가전산업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중소·중견기업이 고루 발전하는 산업 생태계가 갖춰져야 우리나라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 일환으로 IoT 플랫폼 구축에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 중심이 되는 IoT 생태계가 조성돼야 궁극적으로 대기업에도 더 큰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이다.

라 원장은 현재 국내시장 구도에 대해 “IoT 플랫폼은 주요 이동통신사가 선발주자로 나서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이통사가 IoT 시장에서 독점력을 갖게 된다. 플랫폼 독점력은 앱으로 전이되고 산업 전반 활력은 저하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통사 중심 IoT 플랫폼 생태계 재편보다는 각 지자체가 독자적인 IoT 플랫폼을 출범해야 한다”면서 “플랫폼에 들어갈 애플리케이션과 디바이스를 각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담당하는 구도가 산업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 원장은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다양한 기업이 경쟁을 해야만 다양한 이익이 창출될 수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IoT 생태계가 재편되는 것을 마냥 반길 수 없다”면서 “산업 기반이 탄탄해야 대기업들의 이윤도 장기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헌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차장은 “킬러콘텐츠를 확보해야 IoT, AI 가전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키울 수 있다”며 “현재 산업 확산을 위한 킬러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차장은 “우리 산업계는 두 기술을 통해 이용자에게 엔터테인먼트뿐만이 아니라 전력 소모 절감,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날씨예측 안내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동시켜 킬러서비스로 키워야 한다”면서 “각 사물이 연결된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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