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표 산업 주자다. 인구 고령화라는 사회 현상과 웰빙 문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환자 중심 편익 및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팽창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의료 선진국은 앞 다퉈 헬스케어 집중 육성에 자국 경제의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국민총생산(GNP)의 14% 이상이 의료 분야와 연관돼 있다. 대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도 8~10% 의료 연관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 분야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증거다.
우리나라 역시 의료 산업 분야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의료시스템이 효율 높게 구축돼 세계 의료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한 기반으로 작용한다. 국가 주도 의료 시스템임에도 유럽이나 동남아시아의 공립과 사립의 이원화 된 시스템보다 진료 효율성이 높다는 경쟁력 우위 평가를 받고 있다.
수년 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이 세브란스병원 로봇 수술팀의 성공 요인 분석 차 연세의료원을 방문했다.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 경영진 및 각 임상과의 긴밀한 지원, 마취과·수술실과 트레이닝센터의 실질 협력 같은 요소가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앞서 로봇수술을 꽃피운 원동력으로 평가됐다.
의료 산업 측면에서도 순기능 효과가 이어졌다. 정부 연구비 지원과 함께 첨단 정밀의료 분야를 연구개발(R&D)하는 기업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산·학 협력 연구 결과물이 생산됐다. 의료 산업은 광학·전자·제어·기계뿐만 아니라 규모가 임상시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의 의료기관이 존재해야 발전할 수 있다. 몇 개의 핵심 혁신 기술 보유만으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자동차, 핸드폰 등 제조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중국도 의료용 로봇 분야만큼은 발전이 더디다. 이 때문에 의료 산업은 미국, 독일 등 기술 선진국과 견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를 이끌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서 헬스케어의 매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기업과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는 경쟁에서 앞서기가 쉽지 않다. 반짝이는 현장 아이디어가 제품에 반영되도록 테스트와 임상, 효용성 검증은 물론 의료 수가 반영 등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 미래 청사진을 설계하는 정부 지원과 적극 투자가 산업체, 연구기관, 의료기관의 개발 의지를 북돋는 마중물이 된다면 대한민국 헬스케어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거침없이 달려 나갈 것이다.
윤도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severance@yuhs.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