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수용할 수 있는 콘텐츠 수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침해하지 않지만 사회적 지탄을 받는 성격의 콘텐츠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부정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유명 극우성향 매체 '인포워스'가 운영하는 채널 중 하나인 '더 워 룸(The war room)'을 개설 하루 만에 계정 차단 조치했다.
유튜브는 회사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약관이 문제가 됐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튜브 대변인은 “개방성 유지와 커뮤니티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포워스는 대표적인 음모론 사이트로 평가받는다. 인포워스 창업자 알렉스 존스는 유튜브 내 240만 이상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혐오 발언 등이 문제가 돼 채널이 차단됐다. 인포워스가 운영하는 채널 동영상도 대부분 삭제됐다.
그러나 인포워스는 유튜브가 정책을 변경했다고 판단해 채널을 재개설했다. 지난해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가 유튜브를 개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개방형 시스템이 없으면 다양하고 정통적인 목소리가 뚫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개방형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이용자들은 유튜브 기준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앞서 백인 민족주의자 마틴 셀러를 포함한 유명 크리에이터 채널이 '증오 이데올로기 확산'을 이유로 중단됐지만 유튜브는 이 결정을 다시 철회했다. 유튜브 측은 “많은 사람들이 해당 채널이 공격적이라고 알고 있지만, 철저한 검토 결과 영상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복원됐다”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