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바둑판을 두고 인간 천재와 인공지능(AI) 최고수가 마주앉았다.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AI 알파고를 상대로 대국을 펼쳤다. 결과는 AI의 낙승이었다. 예상 밖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3년 전의 반상 대결은 우리 사회에 AI 존재를 각인시켰다. 기계가 인간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사실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알파고 충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AI는 점점 생활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바둑에 이어 퀴즈쇼, 체스 이벤트가 있었다. 오늘은 인간과 AI가 모의 법정 다툼을 벌였다. 인간 변호사 팀과 AI 팀이 계약서를 분석해 법률 자문 결과를 도출했다. 로봇변호사, AI 변호사 등장이 멀지 않았다. 법률 지식 능력으로 인간과 AI가 대결하는 자체가 현실화 됐다.
AI는 미래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 기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AI 경쟁력은 낮다. 지금까지는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기업이 주도했다. AI 기술과 서비스 발전에 필요한 빅데이터가 풍부한 중국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포털 1위 업체 바이두는 지난 2분기에 AI 스피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을 제쳤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여전히 칸막이 규제가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상당수 AI 관련 기업이 느끼는 규제의 강도는 생각외로 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AI를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AI에 대한 예산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원천 기술 개발과 표준 특허 확보는 미래 산업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책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부품·소재 분야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