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찍어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추진할 정책 주안점의 하나로 ICT 시장 구조 개선을 꼽았다. 조 후보자는 “관심 있는 분야는 ICT 시장”이라면서 “플랫폼과 빅데이터 사업자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현재 조사하고 있는 구글, 애플, 네이버와 같은 ICT 분야 대표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정밀한 분석을 통해 시장 혁신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독과점 남용과 알고리즘 담합 등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불공정 행위 분석과 법 집행을 위해 심사 기준 등 경쟁법 집행 기준을 섬세하게 다듬는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많은 간담회 내용 가운데 일부분만 언급하는 자체가 말꼬리 잡기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특정 산업을 거론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면서 ICT를 콕 집어서 발언한 배경은 따져 봐야 한다. 공정위의 역할은 시장에서 공정거래 제도를 정착시켜서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경제 심판과 같다. 특정 산업이 따로 있지 않고 경제 활동을 하는 모든 산업이 대상이다. 그럼에도 굳이 ICT를 이야기한 데는 그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서 불공정 행위가 심하다는 선입관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그것도 정통 경제학자인 데다 공정위의 업무 파악이 정확하게 안 된 상황에서 진행한 첫 간담회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ICT 산업에 할애했다는 점은 허투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물론 조 후보자가 언급한 ICT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 해도 명확한 근거 없이 현재 조사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산업 전체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은 대단히 편향적이다. 과연 특정 산업의 불공정 행위를 시시콜콜하게 언급할 정도로 산업의 이해도가 있는 지 궁금하다. 공정위원장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행여나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