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배경과 관련해 “우리측 외교적 노력에 일본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로서는 진심으로 편견없이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었고, 이러한 입장을 일본측에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정부는 7월 두 번에 걸쳐 고위급 특사를 일본에 파견했고, 8월 초에는 주일대사가 일본측 총리실 고위급을 통해 협의를 시도한 바 있다.
김 차장은 “심지어 8월 15일 광복절에도 우리 고위급 인사가 일본 방문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며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고, 심지어 경축사 발표 이전에 일본 측에 이러한 내용을 알려주기까지 했습니다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고맙다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미국이 우려의 뜻을 표한 것과 관련해 그는 “지소미아 문제 검토 과정에서 미측과 수시로 소통했고 특히 양국 NSC 간 매우 긴밀하게 협의했다”면서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지금보다 더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측이 우리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이 표명한 실망감은 미측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실망했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한국이 내린 결정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도 대변인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번 지소미아 종료와는 별개로, 안보과 관련된 군사 정보 교류는 2014년 12월에 체결된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약정(TISA)를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그는 “정부는 앞으로 국방예산 증액, 군 정찰위성 등 전략자산 확충을 통한 우리의 안보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