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자율 주차로봇이 등장한다

로봇이 주차를 대신해주는 시대가 열렸다.

프랑스, 독일, 중국 등에서 자동 주차 로봇을 개발했다. 일부는 공항 등에 실전 투입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천공항이 2023년 자동 주차 로봇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LG유플러스가 첫 포문을 열었다. LG유플러스는 부천시와 함께 '부천형 주차 로봇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부천산업진흥원, 마로로봇테크, 현대무벡스 등 기관·기업도 참여한다.

Photo Image

자동 주차 로봇은 사람 없이 차량 입고와 출고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로봇이다. 차 전체 혹은 전·후측 한부분만 들어 올려 견인한다. 사람이 직접 주차하는 것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다. 사람이 타고 내리는 여유 공간이 없어도 돼 보다 조밀하게 주차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부천시, 부천산업진흥원, 마로로봇테크, 현대무벡스는 '부천형 주차로봇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천형 주차 로봇'이 개발되면 국내 상용 주차 로봇으로는 최초 사례다. 국산 주차 로봇이 어떤 형태로 만들어질지는 아직 명확하진 않다. 앞서 개발된 '선배격' 주차 로봇을 참고하면 대략적인 모양과 기능을 가늠할 수 있다.

주차 로봇의 선배로는 프랑스 스탠과 독일 레이를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스탠리로보틱스가 개발한 '스탠'은 샤를르 드골 공항에서 활용하고 있다. 로봇은 지지대(겐트리)를 차량 하부에 넣고 바닥 부분 전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앞부분에 동력이 있는 로봇이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빈 공간을 찾는다.

Photo Image

로봇이 최소한의 동선으로 주차를 하기 때문에 사람이 주차할 때보다 30% 더 많은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다. 스탠은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시범 운영을 준비 중이다.

독일 '레이'는 세르바트랜스포트시스템이 개발한 주차 로봇이다. 레이도 스탠처럼 자동차 하부를 들어 올려 견인하는 방식이다. 스탠이 차량 앞에서 지지대를 삽입했다면, 레이는 옆면에서 지지대가 들어간다. 최대 3톤 무게까지 견딜 수 있다. 레이를 활용하면 기존 주차 공간 대비 40% 더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고 한다.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레이를 쓴다.

중국 게타는 이풍오토메이션테크놀로지에서 만든 주차 로봇이다. '차를 가져와(Get A Car)'를 줄인 이름이라고 한다. 게타는 스탠과 레이와 조금 다르게 차량 하부 크기의 슬라이드 형 로봇이다. 아주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을 들어 올려 움직일 수 있다.

부천형 주차 로봇의 하드웨어 개발은 마로로봇테크가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마로로봇테크는 스마트 물류 로봇과 위치 인식 기반 제어 기술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물류 크기와 무게에 따라 다양한 이동 로봇을 만들었는데, 그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자동 주차 로봇을 개발할 전망이다.

현재 마로로봇테크의 물류 로봇은 1톤 안팎까지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데, 다양한 자동차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게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시스템 개발은 IT와 물류 자동화 솔루션 개발업체인 현대무벡스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자동 주차를 위해서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로봇이 자율 주행해야 한다. 주차 공간 내 빈 공간과 차량이 있는 공간을 자동 인식하고 전체의 입출고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동 주행은 부천형 주차 로봇 차별화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기존 자동 주차 로봇과 다르게 5G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자율 주행과 원격 제어 핵심인 5G 인프라 구축을 담당한다. 이용자(모바일 단말기)와 가까운 곳에 서버를 설치, 데이터를 처리하는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기술을 적용한다. 주차 로봇 실시간 관제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도 지연 시간 없이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