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 사과...한미연합훈련 중단하면 발사 중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 즉시 북미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사과하며 훈련이 끝나면 발사가 중단될 것이라고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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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친서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함에 따라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2∼3주 후 열기로 합의한 뒤 지연돼온 북미 간 실무협상 개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이달 하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친서에서 한미연합 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친서 내용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은 지난 6월 말 북미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5번째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상황에서 나왔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리기 15시간 전인 10일(한국시간) 오전 5시34분과 오전 5시50분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그것은 긴 친서였다. 그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며 전했다. 이어 “그것은 또한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한 작은 사과(a small apology)였다”며 김 위원장이 훈련이 종료될 때 이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김정은을 보기를 원한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면서 “핵 없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시 더 밝은 미래'의 청사진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날 3쪽짜리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북한 미사일 발사도 중단되리라는 것을 공개한 데는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이뤄진 것이며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도 깔려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부터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여름 휴가 전 한미연합 훈련에 대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ridiculous and expensive)'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었다. 한국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초읽기에 들어간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개시를 앞두고 대폭 증액을 한국 측에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 언론의 반응은 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과정에서 북한 독재자 김정은 편을 드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미연합 훈련이 전투태세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미군 측 설명에도 불구, 한미연합 훈련이 가치가 없다는 북한 견해에 대해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으며, 이는 미국 안보라는 관점에서 동맹이 엄청난 이익을 가져준다고 생각하는 많은 전문가를 경악케 했다고 보도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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