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한 명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개인주의' 가전이 뜨고 있다. 가족 모두의 공용으로 인식됐던 가전제품 개념이 변하고 있다. 가전업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 다양한 개인 특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전제품을 개인화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더세로'는 업계 최초로 TV를 세로로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냅챗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로로 된 콘텐츠가 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했다. 스마트폰과 미러링해 더세로에서 다양한 개인 취미활동이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1인용 TV'인 셈이다. 온 가족이 거실에서 함께 시청하는 TV가 아닌 '나만의 공간' 개인 TV시장을 겨냥했다.
LG전자가 선보인 'LG 오브제'는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융·복합 가전으로, '프리미엄 프라이빗'을 표방한다. 지금까지 가전제품 주요 무대가 거실이었다면 LG 오브제는 침실을 공략했다. 침실은 집안에서 가장 개인화된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 공간을 위한 냉장고, 가습공기청정기, 오디오, TV 4종을 선보였다. 모든 제품은 침실 환경과 분위기, 인테리어 등을 반영해 최적화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는 개인 취향, 가족 수, 라이프스타일, 주방형태에 따라 레고처럼 조립할 수 있는 최초의 냉장고다. 표준화되고 천편일률적인 냉장고 디자인에서 벗어났다. 소비자가 마음대로 냉장고 디자인이나 구조를 선택해 냉장고에도 '개인 취향'을 반영토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가전제품을 지속 선보이는 '프로젝트 프리즘'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 'LG 프라엘'도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개인 고객을 타깃으로 흥행한 제품이다. 전문 피부숍에서 받던 관리 서비스를 집안으로 가져왔다. 피부 셀프관리기기라는 신시장을 열었다.
가전 기업이 이처럼 개인에 집중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이유는 대형 가전시장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취향과 개성이 각기 다른 개인 소비자를 철저히 분석한 신가전은 일반 가전보다 성장률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메인 대형 가전은 여전히 가족 모두가 사용하는 공용 제품으로 인식되지만 최근 잇따라 개인 취향을 반영한 세컨드, 서드 가전이 늘고 있다”면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제품과 마케팅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