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워크홀릭'을 AR 헤드셋 개발에 투입하는 이유

애플 증강현실(AR) 헤드셋이 이르면 내년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담당자도 새로 배정했다.

애플은 최근 킴 보라스 소프트웨어 담당 임원을 AR 팀에 발령했다. 그는 애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담당자로 15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마이크 록웰 애플 부사장과 함께 애플 AR 팀을 관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킴 보라스는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 첫 애플 아이폰 운영 체계 iOS를 개발할 당시, 팀원들이 일찍 퇴근한 것에 심하게 화를 낸 것이다. 그는 사무실 문을 너무 세게 닫은 나머지 문고리가 고장 나버렸다. 당시 상사였던 스콧 포스톨 전 애플 부사장이 야구 방망이로 문을 부숴 나올 수 있게 한 일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킴 보라스가 특명을 띄고 AR 팀으로 간 것으로 해석한다. 지금까지 부진했던 AR 헤드셋 개발에 속도를 붙여 마감 일정에 맞추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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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아이폰 iOS

애플 AR 헤드셋은 지난달까지 개발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돌던 제품이다. AR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개발을 진행해왔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애플은 2020년을 목표로 8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경과 같은 모습의 헤드셋에 높은 수준의 광학기능을 구현하기 쉽지 않고 생산 비용 역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이유로 다른 기업에서도 아직 고해상도 헤드셋은 출시되지 않았거나 일반에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킴 보라스의 합류로 애플의 AR 헤드셋 개발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공개된 특허에서 드러난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지금 개발 중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MR은 가상현실(VR)과 AR이 결합된 환경이다. 애플의 특허는 헤드셋에 사용자의 제스처, 표정, 움직임 등을 추적하는 센서가 있고 이를 가상 이미지와 결합해 3차원 콘텐츠를 헤드셋 디스플레이에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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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홀로 렌즈 2 소개 이미지

이는 앞으로 나올 아이폰에 카메라를 향상시켜 AR 기능을 강화하려는 애플의 순차적인 계획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회사는 오는 가을 출시할 아이폰에 트리플 렌즈 카메라를 탑재하고 이후 2020년 신제품에는 ToF(Time of Flight) 카메라를 탑재해 3D(3차원) 이미지를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ToF 카메라 시스템은 기존 사진과 달리 거리나 위치를 알 수 있는 깊이(Depth) 데이터까지 수집해 보다 뛰어난 AR 기능을 쓸 수 있게 한다. 2020년 확대될 5G 네트워크와 맞물려 아이폰에서 헤드셋으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A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 2020년 애플 AR 라인업이 완성된다면 현재 개발자용으로 산업 현장에 주로 쓰이던 것에서 벗어나 실생활에서도 AR이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이를 암시하듯 세계 애플스토어에서 새로운 증강현실 교육 세션 '[AR]T'도 이달부터 시작했다. 애플 코딩 교육 앱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에서도 AR 체험 창작 방법을 누구나 배울 수 있게 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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