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정치권, 정부, 민간이 첫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31일 '일본 수출규제 대책 민관정 협의회'는 첫 회의를 열고 일본 규제에 따른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공동 의장으로 선임해 후속 대책을 세워 나가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하다는 점에 모든 참석자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7개 사항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사실 강제력이 없는 대책회의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그래도 민관정이 통일된 목소리로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은 잘한 일이다.
이념과 정파로 갈려 정치권, 기업, 국민이 사분오열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만큼 안타까운 게 없다. 당장 일본은 치밀한 전략 아래 가장 아픈 곳을 찌르고 들어오고 있다. 내부 의견 통일조차 못한다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왕 민관정 협의회가 출범한 이상 실현 가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자칫 감정에 쏠리거나 선언적 차원에 머문다면 지나가는 이벤트로 끝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협의회 7개 합의사안 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내용이 소재와 부품 경쟁력이다. 그만큼 일본이 강한 분야이어서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재와 부품 경쟁력은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기초기술은 조급할수록 성과가 나기 힘들다. 무엇보다 인재투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확실하게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밀어 붙이는 게 중요하다. 행여나 단기간에 성과를 바라고 뛰어든다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 당시 수없이 외쳤던 국산화 작업이 결국 무위로 끝난 게 대표 사례다. 일본 수출 제재를 기회로 기초기술 정책에 관해서 전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가장 빠르게 소재부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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