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세계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유병영 에스고인터내셔널 대표가 MLB와 한배를 탔다. 한국기업 최초로 MLB와 화장품 분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경쟁기업 다수를 밀어내고 얻은 성과다. 화장품과 인연이 없던 유 대표가 MLB와 손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금융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한 뒤 네스카페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했다. 명문구단 보스턴 레드삭스 열혈 팬이라는 것을 빼면 MLB와도 접점은 없었다. 유 대표는 “그동안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9개월 넘게 MLB 측을 설득했다”면서 “화장품 한 우물만 팔 것이라는 진정성이 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성공을 확신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는 눈에 띄는 선두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MLB 이미지에 남성, 건강 키워드를 덧대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MLB 브랜드로 먼저 패션 시장에 뛰어든 MLB F&F 시가 총액이 1조1200억원에 육박한다.
유 대표는 차별화로 승부를 던졌다. '액티브 뷰티'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화장품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건강함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 활동 시에는 황사,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지켜준다. 그는 “아모레퍼시픽, 로레알과 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거대 기업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액티브 뷰티 카테고리만큼은 세계 1위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현재 출시한 화장품 라인은 두 가지다. 클래식 맨즈케어 'MLB GROO(엠엘비 그루)', 남녀공용 'MLB PLAY(엠엘비 플레이)'를 선보였다. 여성 전용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화장품 품질에도 신경을 썼다.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는 쿨링 원료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MLB 구단 로고를 디자인에 적용했다. 구단마다 다른 시그니처 향기를 넣었다. LA 다저스 제품에는 따뜻하고 쾌활한 LA 지역 특성을 반영, 아쿠아향을 담았다. 뉴욕 양키스 화장품은 젠틀한 향기를 낸다. “100년 이상 운영돼온 MLB에는 세계 문화가 묻어있다”면서 “향기로 구단 이미지뿐만 아니라 연고지가 갖은 문화를 느낄 수 있다”고 유 대표는 전했다.
아이디어 상품 라인업도 꾸렸다. 액티브라는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기존 라인에 대한 미니어처 제품이다. 휴대성이 뛰어나다. 운동할 때나 여행지에서 쓸 수 있도록 화장품을 소량씩 담아 구성했다. '트래블 킷' '에센스 킷'으로 나뉜다. 제품 케이스 제작에도 공을 들였다. MLB 구단 마크를 새겨 소장 가치를 높였다.
그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제품 출시 1년도 안 돼 신세계 면세점에 진출했다. 명동, 강남 지점에 화장품을 공급한다. 주요 온라인 판매 채널은 물론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으로도 판로를 넓혔다. 투자자 관심도 끌고 있다. 최근 AJ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초기 투자자로 참가한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사업 자문 역할을 맡았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중국이 1차 타깃이다. 사전 준비 작업은 끝났다.
유 대표는 “올 한 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알려진 화장품 브랜드로 발돋움할 방침”이라면서 “LA 다저스 소속인 류현진 선수가 사이영상을 받으면 대규모 이벤트를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장기 사업 계획에 대해선 “중국, 아시아,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 개척에도 나서겠다”라면서 “건강한 피부 하면 MLB 화장품이 떠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