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별 특화작목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한다.
농촌진흥청은 10일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관련 연구소가 전국에 설치돼 있지만 시설이 노후해 제대로 된 연구개발(R&D)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 아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도적으로 수립한 특화작목 육성 계획을 국가 계획에도 반영해 R&D 지원을 체계화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꾀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지자체 연구예산 가운데 농업 분야 비중은 2% 이하로 매우 낮고, 대부분 농진청 예산 지원에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지역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지역농업 발전 강화전략을 세워 지역특화작목을 육성하고자 법률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지방분권, 균형발전 등 핵심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밀착형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역 주도 R&D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특화작목법은 농업 분야에서 지역 수요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을 기획·추진하고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법 개정에 따라 연구소는 실용화 촉진을 위한 기술 이전과 사업화, 유통, 수출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시·군농업기술센터, 산학연협력사업 운영, 기술서비스, 인력양성, 신규작목 발굴 등을 포함하는 지역특화작목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농진청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역특화작목위원회'를 통해 지역별 특화작목 연구개발계획과 추진 방향을 심의·조정·평가한다.
농진청은 현재 재원 확보를 위해 8175억원 규모의 신규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연구소 지원 예산을 10~20억원까지 늘리고 특화작목 수요 변화를 고려해 연구소 추가 설립도 지원한다.
농진청은 이번 법 시행으로 과거 딸기 국산 품종 '설향' 같은 또 다른 대박 품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충남 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설향은 농진청·도농업기술원·농업기술센터·대학이 협력해 개발한 고품질 재배기술로 일본 품종을 대체하고 대표 수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황규석 농진청 차장은 “지역특화작목의 개발·육성을 통해 지역 농업 부흥을 넘어 국가 균형 발전과 정부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