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오는 16일부터 5일간 신동빈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반감으로 국내서 반일 정서가 격화된 가운데 신 회장이 사장단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는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올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이 사장단 회의를 닷새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다뤄야 할 현안이 산적했다는 의미다. 16일 식품 BU를 시작으로 17일 유통 BU, 18일 화학 BU, 19일 호텔 BU 등 각 사업부문별 사장단 회의가 진행되고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우수 실천사례 보고가 이뤄진다.
회의는 신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디지털 전환과 과감한 투자·혁신 등의 과제를 계열사별로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하고 그룹의 큰 방향성을 검토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의 시기와 맞물려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이슈가 급격히 번지면서 재계 이목도 집중된다. 현재 방일 중인 신 회장이 일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파악한 정보와 기류 등을 사장단과 공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일본과 합작사가 즐비하고 지분구조가 얽혀있는 계열사가 많아 국내서 확산되는 일본기업 불매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양국 갈등이 장기화되면 '셔틀 경영'으로 한·일 롯데를 통합 경영하고 있는 신 회장의 입지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한 신 회장은 일본 주주들을 만나 국내 분위기를 전하는 한편, 현지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를 상대로 양국 관계 경색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 정례적으로 진행한 사장단 회의로 그룹 내부의 경영 성과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계열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한일 관계 리스크에 대한 논의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