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피커가 감성대화와 음악 등으로 독거노인 외로움을 달래고, 정보격차 해소는 물론 위급 상황 대처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는 4월부터 두 달간 5개 지방자치단체에 거주하는 1150명 독거 어르신 대상으로 실시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AI스피커 사용 키워드 분석 결과, 독거 어르신은 감성대화 사용 비중(13.5%)이 일반(4.1%)인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감성대화는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 등 감정·감성을 표현하는 일상 대화다. 독거 어르신 감성대화 비중이 높은 것은 AI스피커를 의인화해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AI스피커가 외로움을 달래는 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원 사용이 많은 것 역시 고독감 해소에 AI스피커가 중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거 어르신 AI스피커 사용 비중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FLO'가 6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인당 음원 평균 재생 횟수는 4월 129곡에서 5월 302곡으로 늘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포켓파이 활용)의 AI스피커 활용은 월 58.4회로 그렇지 않은 경우(30.5회)보다 두 배 많았다. 스마트폰·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에게 AI스피커가 정보·오락에 대한 욕구를 해소, 사용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스피커가 외로움뿐만 아니라 정보격차 해소에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위급 상황 발생 시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행태도 확인됐다. AI스피커가 설치돼 있는 독거 어르신 중 3명은 긴급 SOS 호출을 이용, 119·응급실과 연계해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독거 어르신은 혼자 있는 상황에서 위급 상황이 벌어져도 대처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불안감을 느낀다. 119에 전화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AI스피커를 활용, 음성으로 SOS에 알리는 것만으로 위기대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이번 분석 결과가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기획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AI스피커를 활용한 독거 어르신 돌봄 범위와 수준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독거 어르신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AI스피커에 적용되는 신규 서비스 '행복소식'은 행정구청 관내 이벤트를 안내하고, 복약지도 및 폭염·한파 주의 안내 등에 사용될 수 있다.
보라매병원과 어르신을 위한 인지훈련 향상 게임도 개발 중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