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서울대병원에 혈액이나 수액 같은 검체를 운반하는 서브봇(CLOi ServeBot)을 공급했다. 지금껏 환자가 직접 검사실을 찾아 제출해야 했던 불편함을 로봇이 대신한다. LG전자가 로봇을 병원에 공급한 건 처음으로 공항과 쇼핑몰, 레스토랑에 이어 병원까지 진출하며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3월부터 서울대병원 대한 외래에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올 초 개원한 서울대병원 대한 외래는 연면적 4만7000제곱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건물이다. 넓은 공간에서 환자나 직원이 검체를 운반했던 단순 노동을 로봇이 대신한다.
이동이 쉽지 않은 환자가 검사실을 찾느라 헤멜 필요 없이 검체나 약품 등을 효율적으로 원하는 곳에 전달한다. 환자나 직원이 운반하는 과정에서 검체가 오염되거나 변질, 훼손될 수 있던 가능성도 낮아진다.
병원은 검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모품과 물류가 건물 내부에서 끊임없이 이동해야하는 특수한 공간이다. LG 서브봇이 이 같은 물류 이동을 원활하게 도와줄 수 있다. 로봇 도움으로 병원에서는 인력 운용과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사람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병원 내 특수 공간에서도 로봇 활용이 가능하다. 위생과 감염 위험 때문에 지정 인력외 출입이 금지되는 무균실이나 특수 치료실 출입에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 사람 대신 로봇이 들어가 물건을 전달하거나 물건을 받아 나올 수 있다. 방사선 치료 등 유해 공간에서도 로봇 활용도는 높다.
LG전자는 서울대병원과 협력을 이번을 계기로 로봇 사업 영역을 병원까지 넓혔다. LG전자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며 로봇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안내로봇, 청소로봇, 잔디깎이로봇, 홈로봇, 서빙로봇, 포터로봇, 쇼핑 카트로봇, 수트봇 등으로 라인업을 늘렸다. 적용 분야도 유통, 의료, 산업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에서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로봇 사업센터를 신설하고, 가정용 로봇과 산업용 로봇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335억 달러(약 39조원)에서 연평균 25% 성장해 2023년 1300억 달러(152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서브봇은 제품 개발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라면서 “아직 상용화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