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형목)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구위협소행성(PHA)을 발견했다. 지구위협소행성은 근지구소행성(NEA) 가운데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지구와의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0.05AU(약 750만㎞)보다 가까운 천체다. 지구 충돌 가능성이 높고 충돌하면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지속 감시가 필요하다.
천문연은 지난해 8월 칠레, 호주, 남아공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 3기로 발견한 소행성을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MPC)가 PHA로 판정해 '2018 PP29'이라는 임시번호를 붙였다고 25일 밝혔다.
PP29는 발견 당시의 밝기와 거리, 평균반사율을 고려하면 크기가 160m급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구와 충돌하면 반경 수백㎞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크기다. 정밀궤도를 추적한 결과 지구 궤도와 만나는 최단거리는 지구와 달 거리의 약 11배인 약 426만㎞였다. 궤도 모양은 긴 타원 형태이고 공전주기는 5.7년으로 매우 길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센트리 시스템은 PP29가 2063년과 2069년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충돌 확률은 28억분의 1로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었다.
PP29와 함께 발견한 PM28은 직경 20~40m 크기로 PHA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했다.
두 소행성을 발견한 정안영민 박사는 “한국 최초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미래 소행성 탐사를 위한 기반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