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게임쇼 '지스타', 아세안 정상회의로 공간 절반 못 쓸 위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가 올해 반쪽짜리 행사가 될 위기다. 오는 11월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아세안 정상회의) 경호 문제로 행사장 주요 시설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대안 마련에 들어갔다.

24일 게임업계와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조직위는 올해 지스타 전시관 구성 변경을 검토 중이다. 부산 벡스코 일부가 11월 25일, 26일 양일간 개최되는 아세안 정상회의 경호 문제로 사전 2주간 통제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스타 행사기간인 14~17일 본관 컨벤션홀 폐쇄가 유력하다. 지스타가 그동안 B2C 전시를 연 곳이다. 벡스코는 홈페이지 행사 공지에 11월 11일부터 30일까지 전시 일정을 공란으로 비워 놨다.

조직위 관계자는 “행사기간 중 본관 컨벤션홀 1~3층을 못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부산시와 협의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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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스타 사진=전자신문DB

부산은 2014년 12월에도 아세안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벡스코 시설 중 본관에 해당하는 컨벤션홀 전체를 회의공간으로 사용했다. 당시 부산시와 벡스코는 11월 열린 지스타 직후 해당 공간을 통제했다.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초대가 거론되는 등 2014년에 비해 경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본관 컨벤션홀을 사용하지 못하면, 지스타는 전체 규모 축소를 피하기 어렵다. 조직위 관계자는 “벡스코 본관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전시회 축소를 우려했다. 지스타에 참가했던 한 중소업체 대표는 “주요 공간을 쓰지 못하면 부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연쇄적으로 더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 참가를 계획 중인 대형게임사 관계자는 “B2C 메인 공간은 주요 업체끼리 위치선정 등 은근히 신경전이 많았는데 전시 공간이 변경되거나 줄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태계에 만연한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도 게임업계 걱정거리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수도권 대학 한 교수는 “올해 지스타는 질병화 지정 등으로 가라앉은 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 중 하나”라면서 “아세안 회의와 지스타 일정에 간격이 있는 만큼 부산시와 청와대가 게임의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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