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내 협의를 통해 인터넷 제도 개선과 한국산 식품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유럽과 중남미, 중동지역도 에너지효율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해 업계 부담이 덜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 정례회의에서 12개국과 해외기술규제 28건에 대한 해소방안을 협의했다고 23일 밝혔다.
그 결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7개국의 해외기술규제 12건에 대해 규제개선 또는 시행유예 등에 합의했다.
업계 우려가 큰 중국의 사이버보안법 등 7건에 대해서는 미국, 일본 등 입장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함께 다자회의에서 공식 안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은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로 제기된 사이버보안 및 수입식품 분야 규제에 대해 한국 등의 입장을 반영해 개선하기로 했다.
사이버보안법과 관련해 정보기술(IT) 제품 및 서비스 공급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원칙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인 '기밀유출 방지 문구'를 규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중국이 2017년 6월 시행한 사이버보안법(인터넷안전법)은 외국 기업에 대해 모든 주요 데이터와 정보 기반시설의 데이터를 중국 내 저장과 보안기관에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데이터를 해외로 전송하기 전 검사와 평가를 받도록 해 국제사회에 큰 논란을 야기했다.
중국은 앞으로 규제대상이 되는 핵심 IT인프라 사업자 범위를 명확히 하고, 개인정보 및 중요 데이터의 국외반출 평가절차 등에 대해서도 한국을 포함한 각국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모든 수입식품에 대해 수출 시마다 수출국 정부증명서 발급을 의무화한 규정 시행을 연기하고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키로 했다.
산업부는 “중국 규제당국의 공식 약속으로 기업의 영업비밀 유출 우려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식품수출의 과도한 불편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는 에너지효율 라벨표기를 일원화하고 기재사항을 간소화했다. 식기세척기와 관련, 그간 인터넷판매·광고홍보물 등 유통채널별로 서로 다르게 적용된 라벨 표기방식을 통합하기로 했다.
에너지효율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중남미, 중동 국가들은 해외 시험성적서를 상호인정하거나 시험·인증 인프라가 완비될 때까지 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
국표원은 7월 중 수출기업, 업종별 협·단체, 전문기관 등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외국 규제당국과 계속 협의할 방침이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