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5G 네트워크로 30m 앞 신호등이 빨간불로 변한 것을 감지하자, 속도를 줄인다. 운전석 앞 모니터에는 파란불로 변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표시돼 출발을 기다리는 승객이 알 수 있도록 한다. 승차감은 안정적이다. 혹시 사람이 운전하는 건 아닌지 운전석을 확인하게 될 정도다.
SK텔레콤이 서울시가 주최한 상암 자율주행 페스티벌에서 세계최초 5G 상용망 기반 실제도로에서 '레벨3(자율주행 가능하나, 긴급상황 대비 운전자탑승)'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5G 자율주행차는 테스트를 위해 마련된 상암동 월드컵북로 1.1㎞ 구간을 시속 10~30㎞ 속도로 안정적으로 달렸다.
자율주행차에 탑승하자, 전·후·좌·우에 여러 개 디스플레이가 미래 자동차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면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전방차량영상전송(See Through)' 기능을 통해 앞차가 5G 네트워크로 전송한 고화질 영상을 쉴 새 없이 재생한다.
출발 이후 첫 신호등이 나타나자 5G 네트워크가 신호등 인프라를 감지했고 차량이 스스로 멈춰선다. 파란불이더라도 빨간불로 변하기까지 시간을 계산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다.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도 안정적이다. 라이다와 5G 네트워크가 쉴 새 없이 주변상황을 감지한다.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자 자율주행차가 속도를 줄이며 멈춘다. 무단횡단 보행자가 지나가고 안전이 확인되자 스스로 다시 출발한다.
주행하는 동안 자율주행차 뒤편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주변 교통상황이 쉴 새 없이 표시됐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핵심기술인 라이다와 세계최초 5G 상용망을 접목해 보다 입체적인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김영락 SK텔레콤 뉴모빌리티TF장은 “라이다 기술로 사람과 자전거, 표지판 등 150개에 이르는 주변 사물을 인식하면 5G망으로 수집해 플랫폼에 올려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 또는 무단횡단이 빈번한 도로 등 정보를 5G네트워크가 실시간 분석, 0.01초대 만에 데이터를 전송하며 안전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5G·빅데이터 기술은 실제 교통환경에 당장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 버스와 택시 1700대에 5G V2X를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서울시와 공동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국토부, SK텔레콤과 상암동에 세계최초의 '5G 융합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조성했다. SK텔레콤은 3차원 기지국 설계 솔루션 '5G T-EOS(Total Engineering and Optimization System)'을 적용, 자율주행에 적합한 기지국 구축을 완료했다.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인프라로 △테스트베드 내 모든 교통신호 감지 △터널 돌발상황 감시 △사각지대 보행자 모니터링 △AI 기반 교차로 위험 감시 등 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허가에 따라 시속 30㎞ 이내에서만 주행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음 시연에서는 보다 높은 속도로 시연을 위해 통제된 도로가 아닌 실제 다른 차량이 주행하는 환경에서 자율주행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