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장병규 "데이터주권 중요하다" 한 목소리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데이터 주권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데이터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주권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GIO는 “자국 언어로 운영하는 포털이나 검색엔진을 가진 나라는 별로 없다”면서 “한국이 구글 외에 검색엔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언어를 비롯해 문화·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지역별 니즈를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별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고도화 하려면 토종기업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GIO는 “500년, 1000년이 지났을 때도 한국 데이터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세계인들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만 먹고, CNN만 볼 수 없지 않느냐”며 구글 글로벌 공세를 비유했다.

유럽은 최근 데이터 주권 확보를 기치로 반 구글 정서와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프랑스에 진출해 스타트업 지원 등 사업을 시작했다. 직접 진출보다는 현지 기업을 지원하고 파트너쉽을 맺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GIO는 “유럽은 구글 등에 데이터를 다 넘겨주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대안을 찾고 있지는 못하다”면서 “네이버는 그들에게 굉장히 신기한 존재”라고 운을 띄웠다.

이 GIO는 “네이버가 프랑스와 협력하는 코렐리아 펀드의 이름은 영화 스타워즈 연합군 행성 이름에서 따왔다”면서 “제국주의와 싸우려면 연합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GIO는 “프랑스도 과거에는 대학 졸업생 중 공무원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몇 년간 50%가 창업을 희망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구글의 영향력이 강해 완전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서비스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그런 부분들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GIO는 “네이버가 (구글 등) 제국주의와 맞서 끝까지 살아남은 기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역시 같은 행사에서 정보 홍수 속에 '데이터 주권' 확립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데이터 주권 확보에 국가적으로 조금 더 투자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장 위원장은 “데이터는 국가별 경계를 너무 쉽게 무너뜨린다”면서 “우리나라는 데이터 주권 이야기가 너무 적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데이터 주권에 대해서 더 토론하고 논쟁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국경 없는 디지털 경제와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 국민의 민감한 정보 보호와 국내 빅데이터·클라우드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세계의 기술 혁신 속도는 대중이 체감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대표 사례로 자율주행차를 들었다.

장 위원장은 “앞으로 5년이면 도심 안에서 자율주행차가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될 것”이라면서 “구글 웨이모는 처음 300만마일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는데 7~8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반 년 만에 비슷한 양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말까지 8만대 웨이모가 마련되면 이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것이 예측된다.

장 위원장은 “이 같은 기술을 사회가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환기시켰다. 장 위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중장기적으로는 과학기술 자체가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은 일상부터 제도까지 우리 사회를 깊은 곳까지 변화시킬 것”이라며 경각심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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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GIO가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한국사회학회, 한국경영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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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이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 사회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영학회, 사회학회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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