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국회를 찾아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그는 국회 정상화와 함께 탄력근로제 보완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데이터3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박 회장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유성엽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박 회장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실적이 안 좋은 기업도 고통이고 심해져가는 양극화 속에 가진 것 없는 국민도 고통이다”라며 “정치가 기업과 국민의 살림살이를 붙들어주셔야 저희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난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흔들리는 처지 속 기업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하나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장소가 어디든, 규제가 무엇이 됐든, 대화 방식이 무엇이든,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하셔서 지금 처한 경제현실을 붙들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 원내대표는 “중요한 시기에 국회가 오래 멈춰있어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최근 미·중 경제 갈등에 따른 대외환경으로 기업 어려움이 급증하고 있어 이런 때 일수록 기업과 정부와 정치권이 긴밀히 협의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기업의 설비투자와 일자리 생산과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박 회장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도 같은 고민을 토로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박 회장에게 “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반기업, 포퓰리즘 정책은 참으로 어렵다”면서 “여당이 국회를 여는 것, 추경만 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구체적으로 법안 이야기를 못하게 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여야 양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취재진에게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에 관한 문제”라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국회에서 확정 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박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의 규제 일변도 시장 상황을 과감하게 혁파하고, 혁신성장의 길로 가야 한다”면서 “시장에서 활력을 갖고, 기업이 제대로 된 일자리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조속입법' 리포트를 각 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이 리포트에는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위한 탄력근로제 보완, 결정체계 개편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 데이터규제완화 3법의 조속 입법, 핀테크 산업 육성 등이 담겼다.
탄력근로제 보완 입법은 현재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경사노위에서 지난 2월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를 합의하고 3월 이를 골자로 한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논의가 멈춰있다.
박 회장은 “새로운 산업을 여는 물꼬를 틀 수 있는 법안을 (국회가) 좀 해주셔야 한다”며 “어느 당이든 찾아가 뵈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겠다고 말을 하지만, 지금 보면 도와주는 움직임은 기업들 입장에서 전혀 감지가 안 되니까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