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韓 핀테크 아직은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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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속 한국의 핀테크 산업 역량은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가치 1조원 이상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Unicon) 기업이 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 편중됐다. 우리나라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이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 200만명 금융 빅데이터를 개방하는 '빅데이터 개방시스템(CreDB)' 오픈 등으로 대변되는 혁신 정책을 더 꾸준히, 속도를 높여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6일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해외 감독기구(FSB), 글로벌 컨설팅업체(KPMG, 맥킨지), 해외 언론(포브스), 글로벌 리서치업체(CB-인사이트), 국내 보안전문기관(금융보안원) 보고서 등을 기반으로 핀테크 트렌드를 선정하고 국내 핀테크 발전 현황과 글로벌 비교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했다.

우선 금감원은 국내 핀테크 산업이 인수·합병을 통한 핀테크 기업 성장경로가 아직 부족하고 빅테크 기업의 금융영역 진출 사례도 많지 않아 경쟁촉진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해외는 핀테크 기업이 인수·합병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금융회사와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는 미흡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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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글로벌 시장은 성숙단계에 있는 기업 간 인수·합병을 중심(약 65%)으로 핀테크 투자가 지난해 123조원(2196건)을 기록했다. 2017년 56조원(2165건)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지급결제 분야에서 거래규모 1조원 이상 메가 딜도 다수 성사됐다.

다만 국내는 토스와 렌딧, 뱅크샐러드 등 일부 핀테크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금융회사 등이 직·간접 자금을 지원하는데 의존하고 있다. 2015년 이후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한 사례도 총 3건에 불과했다.

장경윤 금감원 핀테크혁신실장은 “핀테크 기업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핀테크 기업의 금융회사 의존도가 심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기존 금융회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금융시장 경쟁도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자산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도 미미했다. 유니콘 기업이 세계적으로 총 39개사, 총 162조원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8년 토스(자산 1조3000억원)가 유니콘 기업에 리스팅된 것이 유일하다.

핀테크 혁신도 글로벌과 비교하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클라우드나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도 미흡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신기술이 금융에 확대되지 않아 금융안정성 침해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혁신으로 소비자 편익은 과거보다 개선됐다. 금융회사들이 회사 마케팅 등 필요영역에 핀테크 기술을 집중하고 있지만 소비자 편익을 위한 간편송금이나 P2P대출, 인슈어테크 등도 함께 개선된 영향이다.

장 실장은 “핀테크 적용이 금융회사 필요 영역보다는 고객 서비스 경쟁 형태로 발현되도록 금융생태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통적 모델(대면·오프라인)과 다른 방식(비대면·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금융상품과 서비스 관련 소비자보호 방안 검토하고 금융약관상 공급자 책임 및 소비자 고지 강화, 분쟁 발생 시 주체 간 과실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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