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인터넷뱅킹 시대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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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에 인터넷뱅킹이 탄생했다. 불과 몇 년 만에 금융 거점이 은행 점포에서 인터넷뱅킹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은행 점포를 거의 방문하지 않는다. 대면 거래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은행 점포를 방문하는 일은 없다. 이마저도 저물고 있다.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을 방문하는 고객도 점차 줄고 있다. 몇 년 후에는 은행 점포가 그랬듯 인터넷뱅킹도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어디로 옮기고 어디로 옮겨 갈까. 핀테크 기업이 하는 간편 송금·결제서비스, 즉 카카오페이·토스·페이코 등을 생각할 것이다. 이들 지급결제 서비스는 인터넷뱅킹보다 확실히 혁신된 형태이고 편리하다. 그러나 인터넷뱅킹은 대체할 차세대 금융 거점이라기보다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이 더 발전된 모습이다.

인터넷뱅킹 다음으로 금융 활동을 하는 곳은 바로 실물이다. 이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 속에서 금융 활동을 한다. 하이패스를 지날 때마다 사람들은 금융 거래를 한다. 결제(금융 거래)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즉 금융이 실물에 임베디드된 상태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카카오택시·넷플릭스·아마존고 등 이미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편 현상이었다면 앞으로는 보편화된 주류 금융 거래 방식이 될 것이다.

결국 인터넷뱅킹의 자리를 넘겨받을 차세대 금융 거점은 임베디드 뱅킹이다. 생활 속의 금융, 업무 속의 금융이 미래 금융 모습이다. 그러면 핀테크 간편 결제서비스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터넷뱅킹 시대에서 임베디드 뱅킹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 서비스는 임베디드 뱅킹 시대를 촉진하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 듯하다.

임베디드 뱅킹 시대의 금융은 환경 설정이다.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환경을 설정할 때 계좌 또는 카드를 등록하라고 한다. 카드를 등록하고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금융 거래(결제)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결제 금액만 메시지로 알려준다. 즉 금융이 환경으로 설정된 것이다. 앞으로 거의 모든 실물 거래는 이와 같이 계좌 등록을 요구할 것이다.

당연히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금융 사용자환경(UI)도 사라질 것이다. 하이패스를 통과하면 목소리로 얼마가 결제됐는지 알려준다. 카카오택시에서 내리면 얼마가 결제됐는지 메시지로 알려준다. 지금 알고 있는 금융 UI, 즉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지급결제서비스 앱 등 UI는 지금의 영업점처럼 가끔 이용하는 UI가 될 것이다. 이 프레임으로 미래 금융을 바라보면 금융 산업 플레이어의 전략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이미 금융이 연결된 세상, 즉 금융이 실물 속에 임베디드된 세상에 살고 있다.

은행 점포가 인터넷뱅킹에 자리를 내줬듯이 몇 년 후 인터넷뱅킹도 임베디드 뱅킹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계좌(ACCOUNT)에 돈을 넣어 두고 일상생활을 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생활 속 금융 시대에 살 것이다.

임베디드 뱅킹 시대에는 결국 계좌가 금융 플랫폼이다. 임베디드된 계좌를 많이 차지하기 위한 금융 산업 플레이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특성상 인터넷뱅킹은 복수 거래가 가능했지만 임베디드 뱅킹은 복수 거래가 어려운 구조여서 더욱 그럴 것이다. 예로 “움직이면 다 돈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된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이사 yoonws@webcas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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