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손해보험사가 잇달아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 디지털 플랫폼 발전에 따른 긱 경제(Gig Economy)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해외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은 온라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긱 근로자 대상 맞춤형 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다.
긱 경제는 플랫폼을 통해 노동자가 시간을 선택해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제 활동 방식이다.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단기 계약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됐다.
애자일 조직과 유사하지만, 인사이동 없이 다수 인원이 참여할 수 있고 비상근으로도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문혜정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해외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은 긱 근로자 대상 맞춤형 보험을 판매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긱 경제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긱 근로자 보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로부터 파생되는 기회를 보험회사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긱 경제는 디지털 플랫폼 성장으로 그 규모가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긱 경제(Gig Economy)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 노동 산업은 2010년대 초반 자금조달을 통한 사업화가 시작된 이래 꾸준히 성장해 2017년 기준 약 82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5% 급성장했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성장하면서 긱 근로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우버(Uber) 등과 같은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트렌드가 확대된 이유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미국과 EU 국가는 생산가능 인구의 20~30%(약 1억6200만명)가 긱 근로자로 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5년간 미국에서 긱 근로자가 연평균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수요도 늘고 있다. 각 플랫폼에서는 긱 근로자를 고용인이 아닌 독립계약자로 간주, 이들을 위한 보험 상품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에서다.
Verifly(미국 뉴욕), ZEGO(영국 런던) 등 해외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은 온라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긱 노동자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우버이츠(음식배달서비스), 미소(홈클리닝 서비스) 등 생활밀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확대를 바탕으로 긱 근로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최근 생활밀착 서비스를 중심으로 긱 경제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긱 근로자 맞춤형 보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긱 근로자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한 맞춤형 보험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