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차대회]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사고,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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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무라노 도쿄전력 원자력운영관리부 부장.

일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2011년 3월 방사능 유출사고를 막지 못한 결정적 이유가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었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해 보다 강력한 안전설비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겐지 무라노 도쿄전력 원자력운영관리부 부장은 21일 제주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일본이 대형 원전사고를 막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비상훈련센터를 마련해 원전사고에 대비하고, 원전 안전문화 함양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대량 누출됐던 사고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운영사다.

겐지 부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 40기 중 가압형 원자로(PWR) 원전 9기가 재가동에 성공했다”며 “신규제 기준에 따라 설계수명 40년 이상에 해당하는 11기 원전은 해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5년 7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안전과 관련한 신규제 기준을 발표,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원전 수명을 40년으로 제한하고, 수명이 끝나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조건 하에 최대 20년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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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무라노 도쿄전력 원자력운영관리부 부장은 21일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대형사고를 막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도쿄전력은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쓰나미를 대비한 일정 높이 이상 해안방벽을 의무설치하고, 건물 밖에서 즉시 냉각수를 제공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세슘·요오드 누출 막기 위한 필터 시스템을 정비하고, 항공기 충돌 관련 대비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응 가능한 환경조건을 완비했다.

겐지 부장은 “일본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44%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원전은 일본의 핵심 기저부하 에너지원으로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보현 한국전력기술 원전O&M사업그룹 그룹장은 우리나라 가동원전 안전성 증진을 위한 설비개선 현황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는 총 4곳(동해 3곳·서해 1곳) 원자력발전소 부지가 있으며 △가동 중인 원전 23기 △건설 중인 원전이 5기 △사용정지 원전이 2기 등 총 30기가 있다.

이 그룹장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내 가동원전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기관·산업계·학계가 59개 원전 안전 개선사항을 도출했고 극한재해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2014년부터 수행계획 마련에 착수, 막바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자력안전법 개정에 따라 신규원전은 사고관리계획서를 별도로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컨벤션센터에서 2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원자력연차대회는 1986년 제1회 대회 개최 이후 올해로 34회째를 맞는다. 이번 대회 주제는 '원자력 60년, 새로운 역할과 책임'으로 △안전한 원전운영과 사후관리 △원전수출과 산업 활성화 △기후변화와 에너지믹스 등이 논의된다.


제주=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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