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유독 헬스케어·전기차·빅데이터 분야에 '유니콘 기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콘 기업은 설립 10년 이하이면서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세계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상위 10개 사업 가운데 헬스케어·전기차·빅데이터 분야에는 한국 기업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한국 유니콘 기업은 전자상거래,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SW) 등 4개 분야에서만 나왔다.
절대 숫자에서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유니콘 기업은 이달 기준 8개였다. 미국,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5위로 올라섰다. '톱5'지만 한국 유니콘 기업 수는 8개로 미국 173개, 중국 89개, 영국 17개, 인도 16개에 비하면 초라하다. 미국 22분의 1, 중국 11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열세를 보였다. 경제 규모 등을 비교하더라도 다른 나라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특히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 등으로 초기투자 회수에 나선 기업은 10년 동안 카카오 1개사뿐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유니콘 기업 134개사가 상장하거나 M&A가 이뤄졌다. 중국은 30개 기업이 회수 전략을 실행했다.
유니콘 기업은 성장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대표 지표다. 기업 규모와 숫자, 분야, 회수 등에서 전반적으로 뒤떨어진 배경은 강력한 규제 때문이다. 당장 헬스케어 산업은 소비자직접 의뢰(DTC) 검진 항목은 허용한 것만 시행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규제된다. 빅데이터 산업은 비식별 데이터를 개인정보로 간주, 상업 활용을 금지하는 규제로 발전하지 못했다. 샌드박스 등 규제 완화 정책이 실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 강도는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세상에 없는 신산업을 기존 제도와 법으로 옥죈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지적했듯이 헬스케어·빅데이터 분야는 규제만 완화하면 산업 발전이 충분히 가능하다. 규제를 전면 손봐야 한다. 하지 말라고 명시되지 않은 일은 모두 가능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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